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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인스턴트]‘지금, 빠르지 않아도 무죄’ 제 속도로 다가갑니다

가장 ‘Real-Time’  化 된 비즈니스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난 ‘Real-Time 큐레이션에서 다룬 여러 비즈니스들이 여기에 해당되겠지만, 그 첨병에 배송 비즈니스가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배송 전쟁이라는 단어가 출몰하기 전부터 K-택배와 K-음식배달을 자랑하던 우리 나라였지만, 로켓배송이 불러온 당일 배송 트렌드와 함께 그 전장은 더욱 치열해졌죠. 더구나 유수의 대기업들도 모방할 수 밖에 없게 된 마켓컬리의 새벽배송, 먹고 마시는 모든 것을 다 배달할 기세인 배달의 민족 등의 신규 사업자들은 Real-Time 물류 트렌드를 더욱 거세게 체감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올해 1분기를 가득 전염시킨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우리는 이 트렌드가 어디까지 이르렀나를 뼈저리게 느낀 바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배송 서비스가 ‘Real-Time’ 트렌드를 따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모든 소비자들이 주문 후 다음 날 받아보기를 기대하는 것도 아닙니다. 산업의 특성에 따라, 상품에 특성에 따라 짧게는 몇 주에서 길게는 몇 달까지 기다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No 인스턴트 큐레이션의 4번째 글은 바로 이러한제 속도배송 서비스를 다룹니다.

더 빠른 주문, 더 느린 배송
No 인스턴트 배송의 첫번째 사례는 바로 프리오더 비즈니스, 그 중에서도 바로 럭셔리 커머스 플랫폼인디코드입니다. 디코드는 럭셔리 상품들의 캐리오버 상품 (시즌에 상관없이 판매되는 인기품목) 중 한정된 품목들을 미리 셀렉하고, 이 품목을 특정 시점에만 오픈하여 판매합니다. 그리고 이 기간에 소비자들은 해당 상품을구매히는 것이 아니라주문합니다. 이렇게 모인 프리오더 수량를 바탕으로 디코드는 해당 럭셔리 브랜드 혹은 해당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는 쇼룸과 협의하여 물량을 소싱해내는데요. 한정된 상품을 특정한 시점에 대량 발주하는 방식을 통해 유통망을 간소화하고, 이를 통해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실제로 디코드는 메종 마르지엘라, 셀린, 발렌시아가, A.P.C 등 유수의 패션브랜드를 판매하여 높은 판매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디코드 프리오더, https://www.itsdcode.com/dscover?coverType=d-rection

한편에는 상품의 차별성을 무기로 하는 프리오더 플랫폼도 존재합니다. 바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죠. 텀블벅과 와디즈로 대표되는 이 펀딩 플랫폼의 핵심은 바로 다른 유통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상품과 이러한 상품을 열성적으로 소비해주는 팬들에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구할 수 없는 상품을 가장 먼저, 더욱이 제작자와 소통하면서 구매할 뿐만 아니라, 이 플랫폼이 아니면 얻을 수 없는 한정판 굿즈까지도 함께 구매할 수 있는 것이 이 플랫폼의 가장 큰 매력. 사업자들은 플랫폼 내의 팬들을 위한 마케팅 리소스를 투입하는 대신, 자신의 상품의 사업성을 사전에 점검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죠. 이에 더해 텀블벅과 와디즈 같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사업자들은 이들 사업자들과 팬들의 선호를 매칭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됩니다.

와디즈, https://www.wadiz.kr/web/main

위에서 설명한 2가지의 프리오더 서비스는 소비자로 하여금 다른 유통업체보다는 느린 배송을 감내하게 한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그를 가능케 하는 요소는 상이합니다. 디코드의 차별점은 럭셔리 브랜드의 캐리오버 상품에 대한 높은 선호도에 있습니다. 다른 곳에서도 쉽게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그 어디보다 저렴한 가격을 보장하죠. 반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다른 곳에서 찾아보기 힘든 상품을 가장 먼저 얻을 수 있는 것을 차별점으로 제공합니다.

5년도 기다리게 하는 장인정신의 힘
이번 아티클에서 소개할 마지막 사례는 제작방식에 따라 필연적으로 느린 배송이 요구되는 서비스 입니다. 바로 달의 주기에 맞춰 빵을 굽는 히요리브롯입니다. 일본 효고현에 자리한 작은 빵집인 히요리브롯에서 배송하는 수량은 하루 15개 내외. 이에 따라 고객들은 길게는 5년 가까이 기다려 이 빵을 먹는다고 합니다. 이렇게 느린 배송이 이뤄지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히요리브롯의 제조 방식에 있습니다. 바로달의 주기에 따라서 구워지기 때문인데요. 음력 20일까지 20일 간만 빵을 만들고, 그 다음 8~10일 가량은 다음 제작 기간에 이용할 식재료를 찾으러 떠난다고 합니다. 전국에서 공수한 식재료로, 가장 맛있는 주기에 따라 만들어진 빵은 그 맛을 보존하는 급속 냉동 포장으로 보존돼 전국의 소비자들에게 배송됩니다.

히요리브롯, https://hiyoribrot.com/

주문제작은 일반적으로 수요자의 복잡한 요구를 수용하기 위해 상품 제작에 투입되는 시간을 길게 가져갈 수 밖에 없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히요리 브롯에서 만드는 빵은 겨우 14종류, 이 조차도 3가지 종류의 세트로만 판매합니다. 아무리 단순한 상품일지라도 그 특성을 극대화한 장인정신이 더해진다면 극도로 느린 배송이라도 괜찮다는, Real-Time의 시대의 인식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서비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요리브롯, https://www.instagram.com/hiyoribrot/

이번 아티클에서는 자신만의 속도로 소비자와 만나고 있는 3가지 비즈니스를 만나봤습니다. 오프라인 유통을 동반하는 비즈니스는 이제 신속성을 넘어 이제는 즉시성을 요구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Real-Time’ 트렌드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서비스들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물류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번 아티클에서 봤듯이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인내심이 남아있고, 떄로른 이를 발휘해제 속도를 존중해주기도 합니다. 모든 비즈니스에 Real-Time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빠르게, 더 빠르게를 똑같이 외치기보다는제 속도가 어느 정도인지를 먼저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어쩌면 그제 속도가 남들과는 다른 무기로 소비자들에게 각인될 수도 있진 않을까요?

참조
달을 보며 빵을 굽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11101032612047001
[포토인북] “달의 주기에 맞춰 빵 굽는다” 일본 인기 빵집 ‘히요리 브롯’
http://www.reader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91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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