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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들어는 봤어? 세미 언택트 시장

우리는 언택트가 주류가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서서히 주목 받고 있었는데 최근 COVID-19로 인해 모든 비즈니스 트렌드가 언택트로 변하고 있다. 이번 글에는 그런 트렌드 속에서 접촉을 최소로 하는 세미 언택트 트렌드를 다뤄보고자 한다. 특정 사례보다는 세미 언택트 시장의 전반적인 트렌드에 집중했다.

#1 배달에서 포장으로 무게 중심 이동

그간 배달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수고로움을 비용으로, 라이더 입장에서는 투잡, 쓰리잡이라는 부가 수익과 새로운 고용 시장도 만들어졌다. 배달의 형태도 트럭이나 오토바이가 대부분이었는데 자전거, 퀵보드까지 다양해졌다. 그러나 최근 배달의 쿨한 문화에 밀려 외면받던 ‘포장(to go)’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배달은 ‘편리하다’는 대체 불가능한 강점이 있지만 갈수록 비용이 커지는 것이 약점이다. 배달 빈도도 늘어난 것이 가장 중점적이지만 라이더의 최저임금 인상, 4대 보험 지급 의무화 추세, 보험료율 인상 등으로 인건비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Unsplash, Tim Mossholder

반면 포장이 뜨는 이유는 배달보다 불편한 대신, 가격경쟁력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이다. 우선 포장은 배달 수수료가 들지 않아 할인 가능성이 더 크다. 한 가지 사례로 1만 원짜리 빙수를 배달 주문하면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료를 더해 총 1만 5000원 정도는 부담해야 한다. 반면 포장 주문을 하면 최소 주문금액과 배달료 없이 1,000~2,000원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이런 트렌드는 우리가 자주 가던 카페에서도 볼 수 있다. 포장(take-out)을 해도 가격이 동일했는데 최근 20% 이상 할인해주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그간 커피 한 잔 가격이 4,000~5,000원에 달했던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임대료가 포함됐기 때문인데, 포장을 해가면 그런 서비스 비용이 낮아진다. 그간 포장을 해간다고 하고 가게에 눌러앉는 얌체 고객이 있어 포장도 할인이 안 됐다는 게 커피 업계의 반론이었는데 요즘은 환경 규제로 인해 ‘매장 고객은 머그잔, 포장 고객은 일회용 컵’으로 구분이 되니 얌체 고객을 적발해낼 수 있게 됐다. 최근 카페베네, 만랩(10000lab)커피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가 포장 할인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된 배경이다.

배달의민족도 포장 시장 성장 트렌드를 읽고 포장 서비스인 ‘배민오더’를 2019년 11월부터 전국으로 확대했다. 2020년 1월에는 주문 건수가 100만 건을 넘었고, 한 달 뒤인 2월에는 200만 건을 넘었다. 관련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앱으로 미리 주문하고 매장에 가서 대기시간 없이 바로 갖고 나오는 ‘스마트 픽(Smart Pick)’, 포장 예약 주문 앱 ‘오퍼밀(Offermeal)’ 등이 있다. 오퍼밀을 운영하는 정우열 YJSV 대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음식 배달 수수료는 평균적으로 매출의 33%에 달한다. 포장은 이런 비용이 전혀 발생하지 않으니 고객에게 20% 이상 할인해줄 수 있다. 할인 폭이 크니 단체 주문 유치도 유리하다. 배달요금 인상, 라이더 수급, 친환경 소비 확산 등으로 3~4년 내 배달 시장이 성장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본다.

#2 상권 대이동, 광장에서 동네로

동네 상권이 건재한 이유는 사회적 거리 두기 운동으로 유동 인구가 감소한 가운데 주택가 상권 중심의 근거리 이동은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대기업과 벤처기업이 2월 하순부터 재택근무를 본격화했음을 감안하면 3월 이후 지하철역 승하차자 수 등 상권별 유동 인구 변화는 더욱 뚜렷해졌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통·프랜차이즈 업계에 따르면 일부 업종은 동네 상권을 중심으로 매출 감소 폭이 작거나 매출이 오히려 평소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가 주거 지역에 입점한 가맹점 5곳의 지난 2월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적게는 30.8%에서 많게는 95.2%까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마켓 소개 페이지 ⓒ당근마켓

외식뿐 아니라 유통도 동네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동네 기반 중고거래 플랫폼인 ‘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들은 ‘우리 동네 근거리 직거래’를 내세우면서 ‘초가성비’까지 장착해 코로나19 시국에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중고나라는 지역 기반 거래 기능을 갖춘 ‘우리 동네’ 메뉴가 2020년 2월이 1월 대비 1~6%가량 검색량이 증가했다. 특히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된 대구에선 지역 기반 물품 거래 검색량이 최대 148% 급증했다. 중고나라는 인터뷰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야외 활동과 대면 접촉이 많이 위축됨에 따라 같은 지역 내에서 진행하는 중고거래 역시 감소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오히려 반대였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대형마트나 쇼핑몰 방문은 두려워한 반면, 주로 1:1 거래로 진행되고 신뢰가 유지되는 지역 내 중고물품 거래 수요는 더 많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세미 언택트 시장을 정리하면 크게 가성비를 높이기 위한 세미 언택트와 자발적 비접촉을 위한 세미 언택트로 나뉜다.

가성비 면에서 배달보다 우월한 포장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포장 시장의 성장은 인테리어나 식기 시장의 성장의 스노우볼이 될 수 있다. 반면에 일회용품 소비도 증가해 환경에 대해 초기부터 고려하는 브랜드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존에 유리할 것이다.

자발적인 비접촉 면에서 동네 상권의 부활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다. 최근 몇 년간 서울의 중심 상권은 강남에서 강북으로, 광장에서 동네로, 동네에서 골목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런 경험이 최근 우리 동네 골목을 다시 보게 만드는 새로운 계기가 되었다. 언택트 트렌드는 이미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하다. 이런 세상에서 사용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세미 언택트도 계속 존재하고, 함께 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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