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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 2.0] 교육, 그 경계의 모호성

‘에이전트’라는 큐레이션 주제에 교육이라는 키워드가 조금 생소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신해준다는 의미에 있어서, 우리가 요즘 주거나 받고 있는 교육 서비스도 일종의 에이전트 서비스입니다. 내가 잘 못하는 영어를 남을 통해 배우고, 남이 못하는 요리를 내가 대신 가르쳐주기 때문이죠. 특히나 요즘의 교육 서비스는 더욱 더 에이전트의 형태를 띄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어쩔 수 없이 교육을 받았다면 이제는 스스로 교육받을 꺼리를 찾아 찾아보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내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남을 통해 가르침 받고 싶다는 니즈가 점점 더 강해졌으니까요. 대행업에서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교육에서는 교육비를 지불하는 것이 되겠고, 그에 상응하는 서비스를 받는 것이 내가 낸 만큼의 교육 서비스를 받는 것과 동일합니다. 에이전트 2.0 시대의 교육은 더 독립적인 에이전트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았었는데.. 

과거의 교육은 교육자, 즉 가르치는 사람을 중심으로 흘러갔습니다. 지식/정보에 접근하고 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했죠. 그렇기 때문에 선생님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선생님은 당연히 나보다 모든 것이 뛰어난 존재였습니다. 선생님이 A라고 하면 A가 당연한 것이었고, 가르치는 종류도 한정적이었습니다. 영어, 수학, 아니면 태권도? 그리고 일대다의 수업의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주입식 교육이 가장 기본적인 형태였고 우리가 다 동일한 퀄리티의 교육 서비스를 받았습니다. 각자의 수준은 모두 달랐는데도 말이죠.

그러나 이제의 교육 서비스는 학습자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내가 듣고 싶은 수업을 직접 선택해서 듣는다거나 나의 수준에 맞추어 교육 서비스의 질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학습자가 주인공이 되다 보니 학습 콘텐츠도 다각화 되었습니다.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이 곧 교육 콘텐츠로 생산되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요즘의 취미 클래스입니다. 취미가 교육이 될 줄 10년 전에는 상상하지도 못했습니다. 

다양한 카테고리를 수강할 수 있는 탈잉 https://taling.me/
맞춤 학습이 가능한 산타토익 https://aitutorsanta.com/intro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왜 그렇게 취미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시장이 커졌는지 생각해보면 ‘나’로 모든 답변이 귀결됩니다. 이미 예전의 교육들을 통해 우리의 교육수준은 어느 정도 비슷한 궤도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에이전트 2.0 시대에는 이전과는 또 다른 교육을 원하게 된 것이죠. 그렇게 우리는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나’ 스스로를 채우기 위해서요. 남들과는 한 끗 다른, 나만의 가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어졌습니다.

따라서 배우고 싶은 분야는 더 세분화되었습니다. 나의 전문성을 더 기르기 위해 내 업무와 동일선상에 있는 교육 컨텐츠를 접하기도 하고, 나의 일상을 더 풍부하게 하기 위해 다양한 체험 클래스를 배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학습자가 배우고자 하는 부분들이 다양해지다 보니 이를 알려주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게 되었습니다. 예전처럼 꼭 권위자만이 알려주는 위치에 있어야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취미 클래스도 다양해져버린 이제, 각각의 클래스들도 본인들의 컨셉이 명확하면 살아남기 힘들 것입니다. 다 같은 취미 클래스를 제공한다면 경쟁력이 없을 테니까요.

서촌 창작소 http://maker-seochon.com/

서촌 창작소의 경우에는 ‘서촌’이라는 키워드 아래 클래스가 묶입니다. 서촌의 크리에이터들이 주축이 되어 책 만들기부터 향수 만들기, 비누 만들기 등등의 수업들이 열리고 있죠. 배울 수 있는 것들과 더불어 스스로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도록 장비 지원은 물론 판매할 수 있는 루트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교육자와 학습자의 경계가 사라지는 공간 같기도 합니다. 이 서촌창작소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며 교육에서 더 나아가 로컬 사람들을 모여들게 하는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클릭 한 번으로 전문가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의 발달

예전에는 무언갈 배우려고 해도 누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플랫폼의 발달로 쉽게 전문가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큐레이션의 가장 첫 글에 있던 숨고가 이 맥락에 딱 맞는 예시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숨은 고수들이 정말 숨어 있고, 그런 고수들을 수면 위로 올라오게 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전문가를 찾게 해주었습니다. 

이 전문가가 꼭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육의 범위 안에 있지 않아도 됩니다. 최근 화제가 된 유튜브의 ‘랜선아빠’도 인생에의 전문가입니다. 

넥타이를 매는 법. 배수구를 뚫는 법. 모두 다 그냥 일상에 있어서의 팁입니다. 그러나 정말 이를 가르쳐 줄 사람 한명 주변에 없는 사람도 있겠지요. 랜선 아빠는 이러한 일상의 전문가로 큰 활약을 하게 됩니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의 발달로 우리는 주변 가까운 어른들에게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게 쉬워졌습니다. 일상에서의 작은 지점이 누군가를 전문가를 만들어 주기도 하며, 누군가에게는 교육이 될 수도 있습니다.

다양한 콘텐츠 큐레이션 구독 서비스도 이와 맥락이 같습니다. 지식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다각화되었고, 꽤나 전문적인 내용들을 온라인으로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와 같이 온라인 플랫폼들의 발달로, 기존에는 지식이나 교육의 범위로 지정되지 않았던 것들이 점점 교육의 범주로 들어오게 되고 그만큼 전문가라 불리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더 이상 교육은 한 쪽을 위해 대신 알려주는 게 아닌, ‘서로’ 더 잘 크기 위해 같이 행하는 서비스가 되어버렸으니까요. 과거 오프라인에서의 1:多 교육에서 온라인에서의 1:多로. 이제는 1:1 맞춤형 온/오프라인 교육까지. 앞으로 더 진화된 에이전트 2.0 시대에는 교육자와 학습자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까지의 교육 형태를 분석해보고 새롭게 다가올 교육의 형태를 미리 예측/준비해놓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어쩌면 교육이라는 단어 자체가 사라지게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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