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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와 단절 그 중간을 사는 우리 이야기

여러분은 삶은 무엇이 바뀌었나요?

지난 몇 개월간, 우리는 준비되지 않은 변화를 맛봤습니다. 업무적 혹은 사회적 환경이 가지고 온 변화는 기존 라이프스타일을 뒤집어 놓았고, 그 흐름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물론,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요.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 차이를 한 번씩 느꼈다고 말합니다. 명확히 보이진 않지만 사회가 규정한 어느 정도의 공식 안에 개인 혹은 사회 구성원 간 약속처럼 움직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이렇듯 현재를 사는 우리는 함께 하기에도, 아예 떨어져 지내기에도 애매한 세상 속을 살고 있습니다. 마치 자석이 붙었다 떨어졌다를 반복하는 삶처럼 말이죠. 이번 글에서는 공유와 단절 그 중간을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재미있는 시선에서 풀어보려 합니다.

공유 영화관, Window Flicks

우리는 아직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대형 쇼핑몰, 백화점, 영화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에서는 서로의 안전을 위해 보이지 않는 단절을 시도하고 있는데요.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자발적 단절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Window Flicks에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할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출처_Window Flicks

Window Flicks에서 여전히 공공장소 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영화 상영 기회를 제공했는데요. 공유와 단절, 대비되는 두 의미를 한 공간에서 묶어주는 시도를 했습니다. 그 방법 역시 간단합니다. 이웃들이 살고 있는 건물의 빈 방화벽을 영화관 스크린으로 활용한 것인데요. 집에 있는 빈 공간에 빔프로젝트를 쏴 영화나 TV 시청을 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입니다.

해당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이라면 누구나 시청이 가능하며, 개방된 공간이 아닌 각자의 집 창문 혹은 발코니 등에서 자유롭게 시청 가능합니다. 영화에 관심 없는 사람들을 위해 소리 없이 스크린과 자막만 제공합니다. 영화 시청 시 음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관객이라면 아쉬울 만한 부분이겠죠? 해당 프로젝트는 대중에게 관심을 덜 받는 비주류 영화를 알리고, 독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관람 후 후원도 가능합니다. 현시점에서 공유와 단절 이 두 가지 의미를 조화롭게 표현한 사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내 스타일은 내가 만든다

미국의 한 테크 기업에서 전문 바버샵을 이어주는 웹사이트를 제공했습니다. 네이버, 카카오 예약과 같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 서비스가 아닌, 최근 상황으로 외출을 자제하는 사람들을 위한 양방향 서비스를 선보인 것인데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출처 : www.youprobablyneedahaircut.com

1. 본인에게 맞게 남성용, 여성용, 아이용 미용 가위를 준비한다.

2. 해당 사이트를 통해 예약을 진행한다

3.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상담을 통해 본인이 원하는 헤어스타일에 대한 가이드를 받는다

4. 가이드 받은 내용을 따라 스스로 머리를 자른다

5. 커트 끝 (결과물은 당신의 몫이다)

웹사이트에 들어가 원격 회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Zoom을 이용해 자신에게 맞는 혹은 원하는 커트에 대한 상담을 진행합니다. 그리고 설명을 듣기 전 사이트에 나와 있는 미용사들 역시 직접 고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전문 미용사의 손이 아닌 자신 혹은 누군가의 손을 통해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가지오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새로운 경험의 가치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오고 있습니다.

소비의 가치가 바뀐다

이렇듯 상황이 만들어낸 현실은 기존에 상상하지 못한 일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해 보여주기도 합니다. 시장의 판도가 지속적으로 변하듯, 소비 흐름 역시 다채로워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는 결국, 소비 경험과의 결합으로도 이어집니다.

제품 구매 시 가격, 디자인, 브랜드 등등 여러 가지 고려하는 요소들이 있지만, 그중 ‘가성비’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투자한 가격 대비 만족할 수 있는 제품인지에 대해 상대적으로 평가된 주관적 결론이라고 말하는데요.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스스로 느끼는 만족에 따라 제품에 대해 가치는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최근 상황과 연결해 하나의 사례를 들면, 온라인 수업, 공연 등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 대한 규제가 가해지면서 사람 간 접촉은 줄이고, 경험의 만족도는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슈가 되고 있는 대학교 등록금 환불 사태를 보면, 현장 강의가 불가한 상황에서 진행된 온라인 강의에 대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같은 비용을 지불했을 때, 대상(학생)이 느끼는 제품(강의)에 대한 값어치가 다수가 기대한 기준점을 넘지 못하게 된 경우인데요. 그 경우, 제품(강의)에 대한 평가는 물론 브랜드(대학) 가치까지 영향을 미치는 연쇄반응이 일어나게 됩니다.

직접 체험(경험)이 아닌 간접 체험(경험)의 경우, 같은 비용을 지불했다면 소비자가 기대하는 만족도는 간접 체험에 더 무게를 두게 됩니다. 직접 보고 느끼는 것이 아닌 가상의 환경에서 직접 체험에 대한 경험을 채우기 위해선 그만큼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느끼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가격 경쟁이 아닌, 경험의 만족도까지 고려한다면 가성비에 대한 정의가 지금의 것과 바뀔 수 있는 것이죠.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소비 경험에 대한 경계 역시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앞서 예시로 든 바버샵 사례처럼, 3만 원 가까이 되는 금액을 지불하고도, 소비자가 찾아가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서 보듯 가격이 주는 경쟁력은 더욱 제한적인 영역으로 작용할 것입니다.

어느 순간 판도가 바뀐 현실 속, 소비자가 추구하는 소비의 흐름과 경험의 기준을 어떻게 잡고 이끌어나갈지 주목해봐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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