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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즐거움이 필요하다

우리는 아직도 COVID-19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내가 혹은 가까운 누군가가 확진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은 여전합니다. 전 세계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공공장소를 폐쇄하고, 타인과 접촉을 제한하고, 스스로를 격리하라고 독촉합니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했던가요? 비대면의 강조는 언택트 시대를 열었습니다. 직접 사던 것은 배달을 이용하고, 회의는 온라인으로 대체합니다. 처음이 어렵지 익숙해지는 것은 금방입니다. 외출 시에 마스크를 착용하고 사람 많은 곳을 피하는 것을 제외하면, 이제는 생활 속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로 현 상황에 익숙해졌습니다.

COVID-19로 인해 어디를 가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
asahi.com

하지만 익숙해졌다는 것이 아무 문제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예상보다 장기화된 COVID-19는 우리를 정신적으로 힘들게 합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의 메시지는 부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여 행동을 통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런 메시지에 대한 반발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일반적으로 거리두기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당신과 나 모두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위험을 회피하려는 욕구가 강한 발병 초기에 이 메시지는 분명 효과적이었습니다. 정확한 치료법과 백신이 없던 것도 한 몫 했습니다. 우리 모두가 동참한다면 상황이 금방 개선될 것이라 믿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상황은 길어지고 있습니다. 조심 또 조심하던 사람들도 하나 둘 지칠 수 밖에 없습니다.

코로나 블루. 코로나와 우울(blue)이 합쳐진 신조어는 제한된 접촉과 질병 관련 위험 메시지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생긴 우울증을 의미합니다. 두려움과 위험에 대한 경고만으로는 이렇게 장기화된 상황에서 개인 스스로 강제성 없는 거리두기를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심리학에서는 긍정적인 행동에 보상을 주는 것이 부정적인 행동에 대한 처벌보다 미래 행동 변화에 훨씬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것에 따르면 이제는 다른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부정적인 메시지로 질병에 대한 위험성은 충분히 알렸으니, 잘 지킬 수 있도록 유도하는 메시지나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그 와중에 코로나 블루도 줄일 수 있는 요소도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입니다.

레스토랑에서 동물을 고용한 이유

가까운 일본 이야기입니다. 시즈오카 지역의 이즈사보텐 동물원도 COVID-19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동물원과 방문객 모두를 생각한다면 다른 곳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할 수 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해야하는 것이라면 동물원의 정체성을 살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 ‘동물원을 느끼면서 거리를 둘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즈사보텐 동물원의 아이디어는 이 질문에서 출발했습니다.

이즈사보텐 동물원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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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사보텐 동물원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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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관람이야 어렵지 않게 적정 거리 유지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관람 후 찾게 되는 레스토랑은 어떨까요? 허기진 상태로 찾은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기다리면서 사회적 거리까지 유지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이 때문에 동물원에서는 특별 인력을 고용했습니다. 고용된 인력은 바로 동물인형. 평소라면 나란히 앉았을 좌석에는 사람대신 동물 인형이 자리를 잡았습니다. 귀여운 외모로 내 옆자리를 차지하는 동물인형을 보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보다 웃음부터 나옵니다. 동물인형은 귀여움을 주는 동시에 안전한 거리두를 확보해줍니다. 나란히 식사를 하면 감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경고문도 없습니다. 동물원에 고용된 동물 인형만이 있을 뿐입니다.

집에 오래 머물면 와퍼가 공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가장 이상적인 상황은 집에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평소 집에서 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라도 집에만 있으면 좀이 쑤시기 마련입니다. 밖으로 나갈 핑계는 얼마든지 있습니다. 하지만 집에 머물러야 하는 이유는 감염 예방 외에는 없습니다. 버거킹은 이런 상황일수록 사람들을 독려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오래 머물수록 칭찬과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입니다.

버거킹 락다운 와퍼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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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시행된 버거킹의 보상 캠페인은 Lockdown Whopper. 버거킹 App을 통해 참여할 수 있는 이 캠페인은 집에서 머물러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보상도 커집니다. 위치정보를 통해 참여자의 동선을 파악하고 머무른 시간을 측정합니다. 게이미피케이션이 적용 된 캠페인입니다. 외출해야 할 이유 대신 집에 머물러야 할 이유를 만들어준 버거킹은 이번 사태에도 특유의 유머와 재미를 잃지 않았습니다.

들어는 봤나 방구석 댄스 클럽

암스테르담에 기반을 둔 예술가들이 시작한 Distance Disco는 개인의 방을 클럽 장소로 바꾸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클럽 장소는 내 방이기 때문에 입장을 위해 줄 설 필요도 없습니다. 외모를 보고 손님을 선별하지도 않습니다. 이 클럽에 참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암호화된 오픈 소스 비디오 회의 도구 jitsi와 개인이 최대한 흥을 낼 수 있는 마음과 복장 정도면 충분합니다. 한 클럽에는 최대 15명까지 입장할 수 있습니다. 이 클럽의 손님들은 호스트(host)가 올린 플레이리스트을 보고 원하는 곳에 참여를 합니다. 그렇게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이 만나면 방구석 온라인 댄스 클럽이 시작됩니다.

거리두기 디스코댄스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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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댄스 클럽은 사실 춤을 추는 행위가 전부는 아닙니다. 이 곳에 참여하는 이들도 방구석 댄스가 실제 클럽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넘치는 흥을 무작정 제한하지 않고 간접적으로 발산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줬다는 것, 단절되지 않고 타인과 연결되어 있다는 유대감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 유대감은 비대면을 덕목으로 삼은 현재의 위기를 오랫동안 이겨낼 중요한 요소입니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 자신을 확인하고, 힘을 내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가려면 친구와 함께 가라

앞서 소개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함께’와 ‘유머’ 이 2개 키워드로 설명이 가능합니다. 일반적인 캠페인과는 달리 이들은 거리 두기를 타인과 단절로 보지 않았습니다. 물리적으로, 심리적으로 함께한다는 것을 전제로 두었습니다. 이즈사보텐 동물원 사례는 같은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있음을 인정하고 그 안에서 안전하게 거리를 두는 것을 고민했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기획입니다. 디스코댄스는 물리적 거리를 두는 대신 심리적 거리를 줄이는 방안을 위해 고민한 끝에 나온 결과입니다.

유머는 반감을 호감으로 치환합니다. 경고문과 강제 칸막이가 놓일 수도 있던 곳은 귀여운 동물인형이 대신합니다. 집에 머무르면 와퍼를 준다는 사실보다, 집에서 머무르는 행위가 게임이 되고 보상을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흥이 넘치는 사람이라면 장소가 중요할까요? 그저 흥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들과 우스꽝스러운 음악만 있으면 충분합니다. 사회적 거리 유지라는 결과는 같지만 그 어디에도 부정적인 메시지는 없습니다. 즐거움이 만들어낸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멀리 가려면 친구와 함께 가라는 말이 있습니다. 멀리 가는 과정에서 찾아올 지루함, 난관, 문제들은 모두 친구와 함께 할 때 해결하기가 수월합니다. 우리는 COVID-19의 종식을 목적지로 삼은 긴 여정 위에 있습니다. 가는 동안 물리적 거리는 둬야 하지만,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그 길을 가야 합니다. 여행이라는 것은 가는 도중에 적당한 휴게소에서 먹는 즐거움, 함께 유행가를 부르는 흥도 있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여행에는 즐거움이 필요합니다.

1 Comment

  • 건대후문
    7월 23, 2020 at 11:22 오전

    코로나가 빨리 끝났으면 좋겠슴다
    글 좋아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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