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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을 방문하지 못하는 당신을 위해 ‘가상 피팅’을 준비했습니다

장기화되는 COVID-19(이하 코로나)와의 싸움으로 비즈니스의 모든 지형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장 큰 변화를 겪고 있는 업계는 유통 업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오프라인 대면 쇼핑이 어려워지자 한동안 시들했던 라이브 커머스 열풍에 탄력이 붙은 것을 한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중국,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라이브 커머스를 향한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주목받고 있는 분야는, ‘가상 피팅’에 관련된 시장입니다. 패션 아이템을 직접 착용해보지 않고 가상으로 입어볼 수 있게 한다는 ‘가상 피팅’이라는 개념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통일되지 않은 의류의 치수 그리고 직접 착용하지 않고 구매했다가 원하는 핏이 나오지 않아 환불해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불편함이 열어준 새로운 기술이었죠. 당연하게도 오프라인 유통에서 강세를 보이던 패션 브랜드보다는 다양한 상품군을 갖추고 있는 대형 온라인 패션 리테일 기업을 중심으로 도입이 시도되는 경향이 강했습니다.

초기 가상 피팅 솔루션과 기기들은 ‘나를 닮은’ 가상 아바타를 만들어 옷을 입혀보고 결과를 확인할 수 있게 구현되는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사람 체형을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스캔한 후, 선택한 옷을 착용했을 때의 자연스러운 시뮬레이션 결과를 구현하는데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몇 년 전, 트렌드인사이트에서도 3D 가상 피팅 기술의 개념에 대해 소개해드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에 한 발 더 나아가 스캔한 체형을 바탕으로 적합한 사이즈를 추천하려는 기능까지 고려되었습니다.

무려 8년 전 일이었어요. 그런데도 이런 기술을 처음보신다구요?

온라인 쇼핑의 맹점을 꿰뚫어 금방 성장할 것처럼 보였던 가상 피팅 시장. 그러나 전도유망해 보였던 가상 피팅 관련 서비스들은 곧 한계에 직면하게 됩니다.

  1. 재질과 착장면에서 실제와 유사한 느낌이 나도록 의류를 디지털화 하는 일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니, 쉽지 않았다는 표현보다는 ‘대량 생산’하는 일이 쉽지 않았다는 표현이 더 옳겠네요.
  2. 나와 닮은 체형에 옷을 입혀 착장한 모습을 시뮬레이션 해준다고 했지만, 구매 의사 결정에 도움을 주기엔 어려운 수준이었습니다. 3D 게임 캐릭터에 입혀진 아이템을 확인하는 수준에 그친 결과물이 대다수였죠. 착용감은 고사하고 구매를 위해 확인하고 싶은 착장 핏, 디테일한 마감이나 재질 확인은 어려웠습니다.
  3. 사용자의 신체 데이터를 측정하여 적합한 옷을 추천해주는 서비스 역시 쉽지 않았습니다. 의류는 사이즈 외에 개인의 취향, 전체적인 스타일도 함께 고려되기 때문에 체형만으로 제품을 추천해서 구매까지 이끌어내기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시간이 흐른 현재, 이전에 비해 큰 임팩트를 주는 것은 아니지만, 가상 피팅 기술이 적용된 사례들이 종종 들려오곤 합니다. 동일한 시간 내 더 많은 양의 의류를 디지털화 할 수 있고 질감이나 디테일한 마감부분 역시 표현 퀄리티가 높아졌습니다. AR 기술의 발달로 가상의 아바타가 아닌, 구매자가 있는 공간에서 구매자 얼굴과 몸에 직접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AI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단순 사이즈 추천을 넘어 사용자의 스타일에 어울리는 제품을 조합하여 추천해주는 방향으로 똑똑해지고 있기도 하죠.

와비파커의 버추얼 트라이 온(Virtual Try-on)
출처: Webby Awards (https://webbyawards.com/)
매장에서 착용하는 것처럼 실제에 가까운 가상 피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운즈
출처: 라운즈 홈페이지 (https://rounz.com/)
최근 가상 피팅 기술은 의류보다 아이 웨어, 악세서리 시장에서부터 활발하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이미 가상 피팅을 강점으로 앞세운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는 가상 피팅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전까지 가상 피팅 기술과 그를 활용한 서비스의 발전은 온라인 유통 기업에 의해 주도된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는 어쩌면 오프라인 유통 기업 혹은 오프라인 소매상들에 의해 도입과 발전이 앞당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출처: Bold Metrics (https://www.boldmetrics.com)

이전까지 가상 피팅 기술과 그를 활용한 서비스의 발전은 온라인 유통 기업에 의해 주도된 경향이 강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의 시대에는 어쩌면 오프라인 유통 기업 혹은 오프라인 소매상들에 의해 도입과 발전이 앞당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미국의 스타트업 Bold Metrics는 오프라인 유통 기업과 업체를 대상으로 한 가상 피팅 솔루션을 출시했습니다. 기존과는 전혀 다른 고객군을 타겟으로 한 시도인데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이해 피팅 룸 사용에 제한을 둘 수밖에 없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입니다.

컨택트리스 핏(Contactless Fit)이라는 이름의 솔루션은 이 기업이 축적해온 체형, 옷 사이즈 관련 데이터들과 AI를 결합해 탄생한 솔루션입니다. 솔루션을 도입한 매장의 방문객은 자신의 스마트폰을 통해 몇 가지 질문에 응답합니다. 솔루션은 응답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당 매장 상품 중 방문객의 체형에 가장 잘 맞는 사이즈의 제품들을 추천해줍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천된 옷이 어떤 모습으로 피팅 될지 보여주는 가상 피팅 시뮬레이션 기능도 제공합니다.

굳이 점원과 대면에 제품을 물어보거나, 매장에 오래 머물러 제품을 탐색하지 않아도, 피팅 룸을 방문하지 않아도 쇼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혹여나 이용한다고 해도 피팅 룸을 사용하는 횟수를 줄여줄 수 있을 것입니다.

타미힐피거의 디지털 쇼룸 샘플
출처:Business wire (https://www.businesswire.com/)

가상 피팅 기술의 접목을 피할 수 없다면 가장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 것이 답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품의 기획 단계에서부터 가상 피팅 서비스를 염두에 두는 방식같이 말이죠.

2019년 11월, 타미 힐피거는 제품 개발 프로세스 혁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 중에는 사람의 손으로 스케치한 후 실물 샘플링 반복 작업을 통해 진행되던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개선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모직의 재질, 패턴, 컬러 등을 디지털화 시켜놓은 라이브러리를 이용해 3D 렌더링으로 제품을 디자인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다소 무모해보이는 도전일수도 있지만, 타미 힐피거에서는 이 결정으로 반복되는 샘플링 작업으로 인해 발생되는 비용이나 시간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더불어 발표 내용 중 가장 크게 눈에 띄는 점은, 3D 렌더링 된 제품 디자인 산출물들을 타미 힐피거의 디지털 쇼룸과 연계하여 사용하겠다는 의사 결정이었습니다. 전통적인 패션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있는 타미 힐피거는 최근 몇 년 간 제품 디자인에서부터 생산, 판매 그리고 마케팅에 이르는 전 과정을 디지털화하기 위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제품 유통 역시 변화가 있었습니다. 매 컬렉션 출시 때마다 실물 샘플을 제공하던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스크린과 태블릿 PC을 통해 실제와 근접한 가상의 컬렉션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말이죠.

디지털 쇼룸이 소비자가 접근할 수 있는 레벨로 확대된다면, 그리고 2D가 아닌 3D로 확인이 가능하다면, AR을 통해 구매자가 입어보는 형태로까지 확장되면 어떨까요. 그 어떤 기업보다도 빠르게 도입이 가능할 것 입니다. 제품 디자인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게 되면, 그 산출물들은 바로 가상 피팅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제반 자산이 됩니다. 실물 의류를 다시 한번 디지털화 시켜야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지게 되는 셈입니다. 코로나 확산 이전에 결정되어 발표된 사항이지만, 가상 피팅 기술 적용이 확산되어가는 시기에 적합한 의사결정이 아니지않을 수 없습니다.

입어보지 않고도 입어볼 수 있는 세상에서 신뢰를 쌓기

출처: 롯데 홈쇼핑
올해 7월 롯데 홈쇼핑에서는 AR 기술을 활용한 리얼 피팅 서비스를 런칭했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선글라스와 같은 패션 소품을 가상으로 착용해볼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작년 이맘 때 까지만 해도 모두가 가상 피팅 기술의 상용화는 ‘먼 미래의 일’ 이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모든 산업에 그랬듯, 코로나 바이러스의 유행은 흐름을 완전히 뒤바꿔 놓았습니다.이제 가상 피팅 서비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입어보지 않고도 입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시대. 이 말장난이 현실화되고 있는 시대가 오고 있습니다.

실제 착용 경험과 가상 체험 간의 간극을 줄이는 일은 가상 피팅 기술이 필연적으로 풀어야할 숙제입니다. 가상 피팅으로 체험했던 제품과 실제 제품이 ‘차이’ 수준이 아니라 ‘괴리’ 수준으로 느껴진다면 그 누구도 다시 이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결국 어렵게 도입한 기술이 이슈 몰이로만 사용되게 되겠지요. 또한 새롭게 도입된 낯선 기술에 대해 분명 경계심을 갖는 고객도 존재할 것입니다.

가상 피팅을 이용해 쇼핑에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매자가 원하는 수준으로 당장 신뢰를 줄 수 없다면, 선택을 취소하는데 페널티가 없음을 보증을 하는 방식도 도움이 될 수 있겠습니다.

가상 피팅 기술은 쉽게 시도할 수 있는 아니지만, 전 세계적인 위기를 극복할 대안으로 고려되고 있는 방안임은 분명 합니다. 다만 언제까지나 기술은 기술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 사용자를 위해 적용되어야 합니다. 기술을 도입했다는 그 자체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기술이 제공하는 편의성이 사용자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지를 고려해야 한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 말입니다. 분명 어설픈 폴리곤으로 조합된 가상의 옷을 입어보고 구매하는 것보다, 환불의 귀찮음을 무릅쓰고 라도 진짜를 입어보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라는 사실. 우리는 이미 과거에서 배웠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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