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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바꾸는 디지털 헬스케어

‘얼마나 오래 살 수 있나’보다 ‘얼마나 건강히 잘 살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해진 요즘이다. 하지만 바쁜 일상생활 속에서 전문지식 없는 개인이 본인의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웨어러블 헬스 기기와 모바일이 연동된 모바일 헬스케어 서비스는 우리에겐 유용한 대안이 될 것이다. 특히 인터넷과 스마트폰 사용률이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그 수요는 매우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가벼운 문제나 질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는 집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필요시 원격 상담 혹은 병원 방문을 통해 진료를 예약하면 병원에 개인 의료 데이터가 전송되어 빠르고 효율적인 진단 및 치료가 진행될 날이 머지않았다.

반면 모바일 헬스케어 제품 활성화를 위해서는 관련 법규 및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도 동시에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특히 ‘원격의료’ 이슈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국내에서 원격의료는 안정성 문제와 이해관계자들의 대립으로 인해 아직 의견 수렴이 되지 않은 상황이다. 원격 의료 등 아직 법적으로나 이해관계자가 많아 이슈가 많은 디지털 헬스케어가 아닌 버티컬 영역에서 임팩트를 내고 있는 헬스케어 사례들을 알아보자

잠 못 드는 일본을 구제하는 뉴로스페이스(Neurospace)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도 수면 부족이 특히 심각한 나라다. 2018년에 발표된 통계에서 일본인의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442분으로 OECD 국가 중 가장 수면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525분), 영국(508분), 독일(498분) 등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도 두드러지게 짧다. (한국도 461분으로 최하위권이다)

일본 정부의 조사에 따르면 20세 이상 성인 중 약 40%가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본 남성 직장인의 평균 수면시간이 40년 전에 비해 약 10%가 줄어드는 등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일본인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수면의 중요성이 점점 대두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IT 기술을 활용하여 수면 부족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벤처기업 뉴로스페이스(Neurospace)가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도쿄에 소재한 뉴로스페이스는 수면 문제를 해결하는 슬립 테크(sleep tech)*를 개발하는 기업으로 사람들의 생체정보를 수집해 각 개인에게 맞는 수면 개선 방안을 제시한다

얼리센스(Early Sense) ⓒ뉴로스페이스(Neurospace)

대표적인 제품인 얼리센스(Early Sense)는 이불이나 매트리스 밑에 넣을 수 있는 작은 정사각형 모형의 기기로 사용자가 잠을 자는 동안 심박 수, 호흡, 수면 중의 움직임, 잠의 깊이 등을 감지한다. 여기에 여러 소비자의 잠에 관한 방대한 데이터와 인공지능을 활용해 사용자에게 편안하고 질 높은 수면을 위한 행동과 환경 개선을 제안해준다.

얼리센스(Early Sense) ⓒForbes

개인 맞춤형 제품이지만 관점을 바꿔 최근 일본 유수의 대기업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일본 소고기덮밥 체인점인 요시노야와 협업해 24시간 운영 점포에서 근무하면서 생활리듬이 깨지기 쉬운 종업원에게 최적의 수면 개선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를 개발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종업원 별 수면상태 파악을 통해 생산성 및 건강관리를 위한 데이터로, 업원 입장에서는 복리후생 증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ANA 항공과 공동으로 해외 출장이나 여행을 마친 다음 귀국 후 시차로 인한 수면 부족이나 집중력 저하를 완화시켜주는 ‘시차 적응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시차 적응을 위해 필요한 빛을 쐬는 방법, 식사 방법, 수면·낮잠·운동의 타이밍, 숙면을 위해 시간대별로 하면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의 정보 등을 고객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뉴로스페이스는 2019년 3억4000만엔(약 37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사업확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자신감과 건강함으로 새로운 나를 만나다,
‘업라이트고(Upright Go)’

하루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현대인들은 장시간의 스크린 슬라우치(screen slouch)로 인해 요통, 거북목 등 자세 질환을 얻기 쉽다. 스크린 슬라우치란 모니터를 뜻하는 ‘스크린’과 구부정한 자세란 뜻의 ‘슬라우치’가 조합된 단어로, 스크린을 응시하기 위해 사용자가 무의식적으로 구부정한 자세를 취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사용자를 요통 및 거북목의 위험에 훨씬 더 노출되게끔 하며 이러한 질환은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미관상으로도 좋지 않은 느낌을 준다. 의료 정보 웹사이트 웹엠디(WebMD)에 따르면 80% 미국인이 요통을 경험하고 있을 정도로 자세 질환은 현대인에게 떼려야 뗄 수 없는 질환이 되었다.

UPRIGHT GO2 ⓒUPRIGHT

이러한 트렌드에 힘입어 2019년 미국에서는 25센트 동전 2개 정도의 크기인 기기를 등에 부착하기만 하면 손쉽게 어디서든 스스로 자세를 교정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 업라이트고(Upright Go)가 인기를 얻고 있다

블루투스로 연동해서 작동 상태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트레이닝 모드를 이용할 수 있다. 실제로 자세에 신경을 쓰며 교정을 해본 경험으로는 근육들을 다시 만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훈련이 필요다. 교정을 시작해보면 자세를 유지하는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잠깐 자세를 펴도 다시 꾸부정한 자세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을 늘려가며 의식적으로 근육을 훈련하는게 중요하다. UPRIGHT GO는 자세에 대한 모니터링과 함께 자세 교정 훈련을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목표를 정하고 조금씩 훈련하기 좋다.

User Review ⓒUPRIGHT facebook

UPRIGHT GO도 실제로 자세를 바르게 만들어주는 기능은 아니다.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데이터를 쌓아 사용자가 자각하고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용도일 뿐이다.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킥스타터(Kickstarter)를 통해 시작된 업라이트고는 현재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판매되고 있으며, 포브스(Forbes),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 엔비시뉴스(NBC) 등 주요 매체는 업라이트고를 통증 개선 및 자세교정에 효과적인 제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유튜브 및 개인 블로그 등에서도 사용자가 직접 기기를 착용해 효과를 기록한 비디오 후기나 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업라이트고는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일상을 바꾸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두 가지 사례도 앞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아니 모바일 헬스케어를 전망해보자면 3가지 정도로 나눌 수 있다.

1. 제조업 기반의 디바이스와 기술의 결합
우리가 애플워치나 미밴드를 종일 차고 있는 것처럼 몸에 대한 특별한 변화를 느끼기 위해서는 스마트폰 그 이상의 물리적 디바이스가 필요하다. 침대라는 정해진 공간에서 수면에 모든 데이터를 확보하는 뉴로스페이스나 목 뒤에 붙여 자세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업라이트고도 물리적 디바이스와 스마트폰의 결합을 서비스하고 있다. 만약 내가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상태로 알람처럼 시간마다 ‘일어나라, 잘 잤다’라는 섣부른 결론을 낸다면 우린 그 서비스를 믿을 수 있을까? 믿을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의 Push가 모바일 헬스케어 영역에 상당해 중요하다.

2. 실 사용자 데이터 기반 제품을 업그레이드하는 린스타트업 방식
초기 버전에서는 완성도보다는 피드백에 방점을 찍고 서비스를 업그레이드시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MVP(Minimum viable product, 최소 기능 제품)은 스타트업이 아닌 모든 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다. 업라이트고 페이스북에 들어가면 얼마나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나타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 있는데 초기 서비스 출시 이후에 대부분 포스팅이 사용자 리뷰로 구성된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창구도 중요하고, 소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얼마나 다음 모델에 그 의견을 수렴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3. 전통적인 영역과 유쾌한 협업 도전
IT 기반의 서비스가 강세인 세상에 살고 있다. 그래서 전통적 제조 기업이 설 자리가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번 디지털 헬스케어 조사를 하면서 제조업은 형태를 바꿔갈 뿐 사라질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또 한 가지 시장에서는 기존 강자들을 중심으로 게임이 법칙이란 것이 존재한다. 아무리 혁신적이고, 유용해도 기존 플레이어를 배척하는 형태면 그 업계에서 생존하기 어렵다는 것을 우린 수많은 사례를 통해 배웠다. 치료보다는 케어에 초점을 맞춰 기존 사업과 협업을 시도하는 새로운 헬스케어 기업들을 유쾌한 도전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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