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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EGO)온오프족, 오늘 당신이 꺼내고 싶은 EGO는?

요즘 Z세대에게 “너는 어떤 사람이야?”라고 물어본다면, 그들은 되묻습니다. “현실세계에서, 아니면 인터넷에서?” 이들은 현실과 인터넷 세상 속 자신의 모습이 다른 것을 전혀 이상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두 세상에 각각 다른 자아(EGO)를 두고 옮겨가며(SWITCH) 살아가죠. 이런 현상은 Z세대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은 에고(EGO)온오프족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에고(EGO)온오프족: 다양한 자아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자유롭게 원하는 상황에 따라 ON/OFF 하는 족. 자신이 원하는 EGO를 ON 할 수 있는 상황을 찾아다닌다.


출처: Unsplash

멀티페르소나는 2020 트렌드로 많이 언급되어 왔습니다.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사람들의 다중 정체성을 의미하는 단어로 쓰이고 있습니다. 에고온오프족과 멀리페르소나가 얼핏 비슷해 보일 수도 있지만, 확실한 차이점은 주체성에 있습니다. 멀티 페르소나는 상황에 따라 등장하는 모습인데요, 자유로운 상황에선 편안한 페르소나를 가지면서도 학교나 직장, 가정 등의 환경 속에선 결국 나에게 부여된 역할과 기대에 속박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멀티페르소나에 대한 권태를 느낀 사람들이 조금 더 자신의 욕구와 주체성에 집중한 자아를 찾고, 가감없이 드러내길 원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에고온오프족이지요.

EGO를 찾아서

출처: Tinder

데이팅앱 “틴더”는 유투브와 넷플릭스를 제치고 2019년 전 세계인이 가장 많은 돈을 쓴 앱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타 데이팅앱과 압도적으로 다른 특징이 있다면, 진지한 관계성보단 일회성 쾌락에 더 치우친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자신의 성적 EGO를 가감없이 드러내고 있습니다. 틴더에선 드러냈던(ON) 자아를 일상에 돌아가선 꺼둡니다(OFF).

출처: Unsplash

SNS에도 에고온오프족이 존재합니다. 자신의 신상정보 및 사진을 게시하는 본계정외에도 독서, 그림, 영화 등 취미에 기반한 게시글을 포스팅하는 부계정을 두고 있는 사람들이 해당됩니다. 필자도 부계정을 두고 북 리뷰를 하고 있는데 지인들에게는 드러내기 부끄러워 평소에는 OFF 해둔 자아를 부계정에선 마음껏 ON 하곤 합니다.

자신이 ON하고 싶은 EGO가 드러날 수 있는 상황을 찾아 돈을 지불하고 참여하기도 합니다. 문학, 스포츠, 토론 등 다양한 분야에 존재하는 살롱문화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주체성(오로지 나의 선택)이 멀티페르소나와는 다른 에고온오프족의 특징인 만큼 비용을 지불하고 참여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욕구를 반영한 자아를 드러내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ON/OFF가 원활하도록

에고온오프족의 고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단순합니다. 드러내고 싶은 상황에 드러내지 못하거나, 숨기고 싶은 순간에 숨길 수 없는 것이 가장 큰 고민입니다. 필자의 예를 들어보면, 본계정과 부계정을 두고 인스타그램을 이용하다 게시글을 잘못 포스팅한 적이 있습니다. 부계정에서 ON 했던 글 쓰는 자아를 본계정에다 드러내 버렸죠. 반대로 본계정에 올리려던 스토리를 부계정에 잘못 올린 적도 있답니다. 에고온오프족을 위해 인스타그램에 이런 시스템이 도입되면 어떨까요? 최종 업로드 전에 안내 문구가 뜨는 겁니다.

“잠깐, 이 계정이 맞나요?” (yes/no)

사소하지만 에고온오프족에겐 환영받는 기능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에고온오프족을 위한 플랫폼

틴더에서 욕구를 가감없이 드러낼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틴더에서만큼은 익명성이 양날의 검으로 존재합니다. 자아 표현을 가능하게 하는 기제이자 범죄 우려의 장치이기 때문이죠. 살롱문화는 내가 원하는 자아를 ON 하러 찾아간 곳이지만 다중과 함께하다 보니 분위기상 욕구 표출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자아(그림 그리는 자아)는 ON 하면서도 “사회생활”을 위해 자신의 언행에 검열이 들어가게 될 수도 있죠. 그렇다 보니, 에고온오프족과 멀티페르소나가 혼재하게 됩니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여 에고온오프족을 위한 더 안전하고 즐거운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을까요? 틴더와 같은 시스템에 안정성을 더한다면, 주기적이고 의무적인 살롱문화의 성격에 더 자유롭게 자아를 꺼낼 수 있는 문화나 시스템이 도입된다면, 재미있는 플랫폼이 탄생할 수도 있겠죠? 에고온오프족으로서, 휴대폰 배너 알람에 다음과 같은 문구가 뜬다면 지루한 일상이 조금은 즐거워질 것 같습니다.

“오늘 당신이 ON할 EGO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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