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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관람의 뉴노멀(New Normal)

스포츠와 무관중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입니다. 과거에 무관중 경기는 일종의 페널티가 필요할 때 시행되곤 했습니다. 팬들이 없는 경기에서는 홈팀도 이득을 보기 어렵고, 원정팀도 중압감이 덜합니다. 경기장을 가득 채운 팬이 없다는 것은 선수들에게도 또 경기를 즐기려는 팬들에게도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이번 팬데믹은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을 일상처럼 만들어버렸습니다. 어쩌면 스포츠 업계의 뉴노멀일 수도 있겠습니다. 당연히 반갑지 않은 뉴노멀입니다.

전 세계에서 진행되는 대부분의 스포츠는 모두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관중은 없는데 신경 써야 할 점은 오히려 더 늘어났습니다. 평소보다 더 많은 인력과 의료진 그리고 이를 위한 엄청난 비용이 요구됩니다. 선수 외에 아니라 그곳에 참여하는 모든 기자, 구단 직원, 경기장 관리하는 누가 걸릴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7월 30일부터 잔여 시즌을 재개한 NBA 사례를 한 번 보겠습니다. NBA는 도시를 옮겨 다니며 경기하기에는 위험성이 너무 크다는 판단 하에,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디즈니월드 안에 약 2,030억 원을 들여 호텔 3곳과 부대시설, 경기장을 빌렸습니다. 여기에 350여명 선수들과 800여명의 구단 스태프 그리고 시설 관리 차, 드나드는 디즈니월드 직원 포함 약 1,500명을 대상으로 수시로 검사를 하는 등 경기 진행을 위한 노력이 정상적인 상황보다 수 배는 들어갑니다.

추가 비용이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수입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경기장에서 팬들이 소비하던 모든 경제적 활동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소통 또한 문제입니다. 무관중 경기는 팬들과 선수들과 상호교류의 부재로 팬들은 힘들고 멋진 경기를 선보여야 하는 선수들에게도 악영향을 줍니다. 구단 입장에서는 온라인으로 경기를 중계하는 것 외에 즐거운 경험을 줄 수 없다는 것 또한 큰 고민거리입니다.

멋진 장면은 함께 이야기할 때 더 즐겁다

위기는 곧 기회라고 합니다. 무관중 경기가 뉴노멀이 되고, 앞서 언급한 문제가 구단, 선수, 팬 모두를 힘들게 하더라도, 이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면서 새로운 기술, 서비스 그리고 브랜딩을 하는 기업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미국 NASCAR와 손잡은 페이스북입니다.

‘동시 시청률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라이브 방송은 여전히 ​​ 개인 시청 경험입니다’

Manish Gaudi
Facebook ‘Venue’ Product Lead

페이스북은 Venue라는 App을 출시하면서 기존의 라이브 방송의 문제를 이렇게 지적합니다. 어떤 채널로 경기를 시청해도 결국 개인 시청의 집합일 뿐 실제 관중석에서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Venue는 다른 팬, 해당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실시간 시청과 교류가 동시에 진행될 수 있는 솔루션 제공합니다. 언론인, 현재 또는 이전 운동 선수 같이 잘 알려진 전문가가 채팅방을 만들고 중계를 시작하면 원하는 방송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여기까지는 유튜브의 라이브 방송과도 유사합니다만, 팬들과 대화형 질문, 설문 조사, 짧은 채팅 등으로 상호작용 기능은 Venue만의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Facebook ‘Venue’
npe.fb.com
Facebook ‘Venue’
npe.fb.com

이번 서비스는 유튜브 라이브 방송의 대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소셜보다 동영상에 초점이 맞춰진 유튜브에 비해 페이스북은 본래 비슷한 관심사를 지닌 사람들을 연결하는데 강점을 가진 회사이고, 스포츠라는 명확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을 묶는 라이브 방송은 그들에게는 최적의 선택이었다고 봅니다. 앞으로 Venue가 어느 스포츠까지 확대될지는 모르겠으나, 비슷한 문제를 갖고 있는 스포츠에서는 Venue 도입에 긍정적이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봅니다.

집을 스타디움으로 만들어 봅시다

간접체험의 핵심은 ‘그것을 얼마나 실감나게 만드는가’입니다. 그 과정에서 첨단 기술이 사용되기도 합니다만, 실감이라는 것은 사소한 물건과 행위로도 어느정도 충족되곤 합니다. 집에서 영화를 볼 때 조명 밝기를 낮추고 팝콘을 준비하는 것, 집에서 실감나게 응원하려고 유니폼도 입고, 치킨과 맥주를 준비하는 것이 이에 해당합니다.

Heineken ‘Stadium in a Box’ Campaign
mobilemarketer.com

하이네켄은 여기서 더 실감나는 분위기를 위해 아이템을 준비했습니다. Stadium in a Box 캠페인으로 경기장에서 사용하는 진짜 좌석과 배경 판넬 그리고 하이네켄이 가득 담긴 냉장고를 팬들의 집에 보내줍니다. 당신의 집을 아예 경기장으로 만들어주겠다는 것입니다. 이 캠페인은 미국 프로축구 MLS 팬 대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집에서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사진과 해쉬태그를 포스팅으로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경기장으로 팬을 불러들일 수 없으니, 집을 경기장처럼 만들어주겠다는 하이네켄의 인사이트와 그것을 구현해내는 실행력이 돋보이는 캠페인입니다.

팬과 선수의 거리를 스크린으로 좁힌다

마지막으로 NBA와 손잡은 MS의 사례입니다. MS의 팀즈는 보통 워킹툴(Working Tool)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NBA가 진행되고 있는 디즈니월드에서 팀즈는 팬들이 응원하는 팀을 위한 도구입니다. NBA에서는 팬들을 실시간으로 참여시키기 위해 MS와 손을 잡고 투게더모드(Together-Mode)를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기존 관중석이 있는 곳에 거대한 스크린을 설치해 놓고,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협력한 또 하나의 회사 Michelob ULTRA사를 통해 응모한 팬들에게 기회를 제공합니다.

NBA ‘Virtual fans’
thesportsrush.com
NBA ‘Virtual fans’
thesportsrush.com
NBA ‘Virtual fans’
geekwire.com

실시간으로 팬들의 리액션이 스크린에 비춰 치기 때문에, 선수들 입장에서는 팬들의 부재를 조금 덜 느끼게 됩니다. 더 재미있는 사실은 홈경기, 어웨이 경기를 구분할 수 없는 상황에서 특정 팀 홈경기일 때는 경기장 로고를 변경함과 동시에 홈 팀의 팬 위주로 팀즈 스크린을 구성합니다. 실제 홈의 이점을 줄 수는 없지만, 비슷하게 기분이라도 내겠다는 것입니다. 이는 랜선 응원이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경험으로 내년에 모든 것이 정상화가 되도 다른 형태로 활용해 볼 여지가 있는 시스템입니다.

임시방편과 뉴노멀 사이에서

앞선 사례들은 각기 저마다 방식으로 스포츠 업계의 뉴노멀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사실 스포츠 무관중 시행을 했을 때 우려했던 것은 경기가 가능한지 여부였지, 즐기는 것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미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는 갖춰져 있었고, 직접 관람보다 전파로 시청하는 인구가 더 많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무관중이 스포츠 업계에 준 타격은 엄청났습니다. 각 스포츠는 단순한 스트리밍을 넘어 팬들과 계속해서 소통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런 서비스, 마케팅 시도들이 팬데믹 이후에도 새로운 소통의 채널이나 마케팅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메이저 스포츠는 점점 더 글로벌화를 생각하고, 언택트로 팬을 관리해야하는 일이 더 늘어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더 많은 팬 수 확보와 유대감 형성을 고민해야 하는 스포츠 업계에게 현재의 변화는 시험의 장이나 다름 없습니다. 모든 것이 정상화 되어도 우리에게 새로운 방식의 경기 시청 경험을 제공해 줄 수 있는 것을 무엇이 있을지, 경기를 시청하면서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것은 없는지 관심을 가져보는것도 경기 관람에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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