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2C, 떠나려는 브랜드와 잡으려는 플랫폼
고객과 직접 만나는 나이키 2.0
나이키는 꾸준히 유통 플랫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며, 고객과의 1:1 관계 맺기에 집중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나이키 플러스 멤버십을 중심으로 전략을 구성했는데요. 멤버 대상 한정판 래플, 신상품 선공개 등 다양한 혜택들을 제공하며 고객들을 멤버로 유치하고 있습니다. 지난 분기 나이키 발표에 따르면, 2019년과 비교해 나이키 앱의 신규 회원이 거의 두 배가량 증가했다고 합니다. 나이키는 이 경험을 오프라인으로 확장했습니다.
나이키 멤버가 되면, 온라인으로 구매한 제품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고 온라인으로 신청한 상품을 오프라인에서 시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최근 오픈하는 나이키 매장들은 나이키 앱 내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그 지역 나이키 고객들이 선호하는 상품들로 매장을 디스플레이합니다. 나이키 앱 안에서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들을 묶어두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상품 기획&매장 디스플레이를 하며 고객과의 관계를 더욱 단단히 만들고 있는 것이죠.
탈 아마존 선언으로 나이키가 D2C 모델의 상징처럼 떠올랐지만, 사실 모든 브랜드의 마음에는 D2C를 향한 열망이 있습니다. 유통 플랫폼 수수료로 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21세기의 신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다는 것도 큰 이유입니다. 자사몰을 런칭하고, 자사몰에서 단독 프로모션을 하는 브랜드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비슷한거죠. 장기적 관점에서 비용과 자산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길은 브랜드가 독자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길이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으니까요. 물론 처음 시작하는 브랜드는 브랜드 노출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 자신들의 브랜드와 잘 맞는 플랫폼에 들어가는 것을 선호합니다. 수수료를 내도, 일단 판매되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하지만 어느 정도 브랜드 인지도가 쌓인 후에는, 당연히 자사몰에서 판매되는 걸 선호할 수 밖에 없죠.
멤버십을 강화하는 아마존, 쿠팡, 롯데 그리고 네이버
그렇기에 플랫폼 기업들도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신기하게 그 모습이 나이키와 비슷합니다. 바로 멤버십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죠. 아마존 프라임, 쿠팡 로켓와우, 롯데 네이버 멤버십에 이르기까지. 최근 플랫폼 기업의 신사업에서 ‘멤버십’을 빼면 말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무료 배송, 높은 적립금, 특별 사은품 등 우리 회원이 되어달라고 각종 구애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결국, 핵심은 로열티
- 내가 자주 가는 매장에 나이키가 없어도, 나이키 공식 매장에서 나이키를 구매하는 고객
- 원래 구매하려고 했던 제품이 아마존에 없어도, 비슷한 상품을 아마존에서 찾아 구매하는 고객
- 특정 카테고리에서 네이버페이가 되는 상품만 구매하는 고객
그런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모두에게 중요해진 것이죠. 이런 로열티는 결단코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브랜드, 플랫폼이 고객에게 대체 불가능한 존재여야 가능한 일이죠. 디지털은 우리 모두를 연결시켰고, 이제 중요한 건 누가 더 촘촘하게 연결되어 있냐는 것입니다. 브랜드들은 나이키와 같은 압도적 상품, 브랜드 경쟁력으로 대체 불가능성을 만들어야 하고 플랫폼들은 쿠팡(배송), 네이버(결제 시스템) 같은 편리함을 줘 고객을 락인시켜야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