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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를 긁었더니 나무가 생겼다

긁을 때마다 나무가 생긴다?

 미국 대통령으로 바이든이 취임하면서, ESG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ESG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및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로 기업이나 비즈니스에 대한 투자의 지속 가능성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하는 세가지 지표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첫 업무로 ESG를 언급한 만큼, 이 중에 환경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Tree Card, treecard.org

이런 상황에서 나무로 만든 카드로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회사가 있습니다. ‘리딩 그린 파이낸스 브랜드’를 목표로 2020년 8월 설립된 Tree Card입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회사는 나무와 관련이  많습니다. 우선 디자인이 그렇습니다. 이 회사의 카드는 모두 체리 나무 소재로 제작됩니다. 플라스틱을 사용하는 타 카드사에 비해 디자인 다양할 수는 없지만, 나무결이 그대로 카드에 사용되어 독특한 멋을 냅니다. 게다가 다 사용된 카드를 폐기하는 과정에서도 친환경적 순환이 가능합니다.

Tree Card에게 나무는 비즈니스 존재 이유이기도 합니다. Tree Card의 비즈니스 구조는 단순합니다. 다른 카드사와 마찬가지로 카드 사용 시 발생되는 교환 수수료를 얻는 방식입니다. 다만 이 수익의 80%가 산림 재원에 사용됩니다. 사회적 변화를 위해 소비자에게 할인 포인트나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보호와 나무 심기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Tree Card 사용자는 환경 보호를 위해 추가 비용을 낼 필요도 없습니다. 연회비가 없기 때문입니다. 사업의 투명성을 위해 카드 사용자는 카드사용으로 심은 나무를 실시간 추적 가능합니다.

Ecosia, ecosia.org

 사용자의 행동 변화를 최소화하고, 수익의 일부를 친환경에 사용하고, 이 과정과 결과를 모두 공개하는 방식은 독일에 본사를 둔 Ecosia와 많이 닮았습니다. 그 이유는 Ecosia가 지원하는 회사 중 하나가 바로 Tree Card이기 때문입니다. 실제 Tree Card에서도 사업적 조언을 많이 구했다고 합니다.

Ecosia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면 두 회사가 지양하는 바와 유사점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2009년에 설립된 이후 8천 6백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은 Ecosia는 검색 엔진을 바탕으로 광고에서 수익을 얻습니다. Ecosia 사이트에서 서칭을 하면 검색화면에 광고 배너를 보여주고 광고 수익을 얻는 프로세스입니다. MS와 협력해 Bing을 기반으로 검색 결과를 보여주며, 검색 한 회당 발생하는 광고 수익은 약 6원 정도가 발생합니다. 이렇게 얻은 수익의 일부는 나무 심기에 사용되고, 홈페이지에 재무표를 공개하여 이 기업의 친환경 활동을 밝히고 있습니다.

 

독특함에 그칠 것인가, 좋은 회사로 성장할 것인가?

 Tree Card는 그 디자인과 취지만으로도 흥미롭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환경 보호를 위해 설계한 수익구조입니다. 많은 기업들이 녹색, 친환경에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그들의 수익구조와 친환경의 관계는 그리 단단하지 않습니다. 친환경이 아니라 사회적 기업임을 자처하는 회사들도 수익모델이 부실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Tree Card는 비즈니스 모델이 이미 검증된 모델을 사용하고 있고,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친환경에 사용한다는 점에서 보다 안정적이라고 평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그들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 소비자에게 책임을 떠 넘기지도 않습니다. 즉, 환경을 보호하고 살리는 과정에 있어서 우리에게 감정적 호소나 소비 행태를 바꾸라는 식의 메시지도 없습니다. 그저 늘 사용하던 대로 카드를 쓰면 됩니다. 포인트와 혜택이 아쉽다면 주거래용 보다는 소액결재, 교통비로 사용해도 됩니다. 별도의 연회비가 없기 때문에 기존 카드 외에 추가로 Tree Card를 발급받는 것은 부담될 일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Tree Card, greenqueen.com

다만, 아무리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을 사용하더라도, 이 사업의 안정성과 지속성에 대해서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Tree Card의 수익률은 타 카드사에 비해 매우 적기 때문에, 더 많은 회원 수 확보가 필요합니다. 타 카드사와 경쟁도 불가피할 수밖에 없고, 그만큼 마케팅 비용도 많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국 기반의 Tree Card가 미국으로 진출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영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수수료율이 더 높습니다.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안착 한다면 보다 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친환경 활동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앞으로 Tree Card가 독특한 후원 단체로 남을지 파타고니아처럼 친환경 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친환경 기업의 사례로 존재하기를 바래 봅니다.

 

배 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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