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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여있는 배송 박스를 보며 생각합니다. 이대로 괜찮을까?

이대로 괜찮을까? 환경 말이에요, 이번주만 해도 종이 박스를 몇 개를 버렸는지 모릅니다. 공감하시지 않나요? 적어도 온라인 쇼핑을 해보신 분이라면 말이에요. 안전 배송은 좋지만 손바닥만한 물건에 한아름되는 완충제와 박스에 낭비라는 생각도 해보셨을테고, 매주 분리수거때마다 마주치게되는 종이 박스 더미의 산에 한숨부터 나온적이 한번쯤은 있으실테니까요.

‘친환경’, 속도 경쟁과 새벽 배송 경쟁 이후 이커머스계에서 가장 핫 한 키워드 입니다. 빠르고 편한 배송 이면에 환경이 고려되고 있지 않다는 목소리들은 이제 무시하지 못할 사회적 흐름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도 제품 배송에 너무 많은 자원이 낭비되고 버려진다는 비판은 있지만, 이 주장이 본격적으로 힘을 얻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코로나 19 유행의 장기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0년 하반기 들어선 국내 많은 기업들이 규모에 관계 없이 ‘친환경’에 입각해 배송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주문 시 일회용품을 제공하지 않는 옵션을 제공하거나, 포장재를 최소화하려는 시도, 재활용된 포장재 패키지 사용은 아주 기본적인 수준의 시도가 되었습니다. 여러번 재사용 가능한 패키지를 제작해 배송 서비스에 활용하거나, 친환경 포장재를 자체 연구하는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나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신선식품 분야 배송에서 포장재와 포장 기술에 대한 개선이 이어지고 있죠. 배송 시 이용하는 물류와 교통 수단도 대기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에 배기 없는 친환경 전기차와 오토바이가 주목받고 있기도 합니다.

쿠팡 로켓 프레시에 적용된 쿠팡 프레시백. 재사용이 가능한 포장 박스로 기능성과 심미서을 둘 다 잡아 주목 받았습니다. 출처: 쿠팡 뉴스룸

 

시대의 흐름이 이렇다 보니, 이제 ‘친환경 합니다’를 외치는 것은 당연하게 시도해야하는 일을 말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개선을 고민하는 단계를 넘어 친환경 외에 부가적인 혜택이나 가치를 추가적으로 줄 수 있을지 고민해야하는 때가 왔습니다.

환경 보호에 적극적인 해외에서는 배송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일찍이 포착하고 이를 개선하려는 노력이 비즈니스로 이어졌습니다. 더 친환경적인 포장재를 연구하는 단계를 지나 환경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고객에게도 불편없이 더 편리한 혜택을 전달하려는 고민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Returnity Innovations의 향균 박스

미국 스타트업 Returnity은 배송 환경을 친환경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기업을 대상으로 재사용이 가능한 배송 박스를 제작해주는 B2B기업입니다. 한 번 사용하고 버려지는 박스 대신, 배송에 여러번 사용 가능한 배송 박스를 기업 브랜드에 알맞게 커스텀하여 제공합니다.

이 기업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재사용의 대상을 고객으로도 확장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제공받는 고객 입장에서도 배송 박스를 재사용 가능하도록 파우치, 양복 가방, 토트백, 메이크업 파우치 등 브랜드 굿즈 형태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재사용의 주체를 고객으로까지 생각한 발상의 사례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이런 덕분에 우리에게도 익숙한 브랜드 뉴발란스에서부터 미국의 핫한 스타트업들이 Returnity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출처: Polygiene 홈페이지 (http://ir.polygiene.com/)

2020년 9월, 코로나 19 유행 후 차별화된 컨셉의 제품을 선보일 것을 발표했습니다. 이름바 ‘향균 배송 박스’ 인데요, 원단 제조 기업 Polygiene과의 기술 협업을 통해 일반 원단에서 향균 원단을 사용한 박스로 업그레이드 시킨 제품을 내놓을 것을 발표했습니다. 배송이 코로나 확산의 또다른 경로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협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타 경쟁 기업들이 재사용, 재활용 포장재 기술에 투자할 때, 트렌드에 맞춰 ‘안전’이라는 가치를 더한 셈이죠.

 

쇼핑 플랫폼 Olive의 느린 배송

출처: Olive 홈페이지 (https://www.shopolive.com/)

미국의 스타트업 Olive 역시 온라인 배송으로 인해 생겨나는 종이 박스들과 충전재들로부터 환경을 보호하고자하는 미션을 가진 스타트업 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이 기업을 ‘친환경 패션 편집샵’ 으로 규정 할 수 있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고 해서 친환경 브랜드와 제품을 모아놓고 판매하는 쇼핑몰은 아닙니다. 아디다스, 라코스테, 마이클 코어스 등 유명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는 쇼핑몰 입니다.

그럼 어떻게 친환경을 지향하냐구요? Olive는 배송 방식 그 자체로 친환경을 지향합니다. ‘느린 배송’, 다른 말로 말하면 ‘합배송’의 형태로 말이죠. 여러 브랜드에서 구매한 상품을 한 날짜에 한번에 배송하여 자원 낭비를 막는 개념의 배송 서비스 입니다.

고객은 Olive의 모바일 쇼핑몰 앱에서 쇼핑을 하거나, PC 인터넷 브라우저 확장 프로그램을 설치한 후 쇼핑을 진행합니다. 구매할 상품을 선택한 후 결제 과정에서 배송 방식으로 Olive 선택하면 Olive의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때 사용자는 ‘배송 일자’를 선택할 수 있고, 집 근처 Olive 배송지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객이 결제한 제품들은 모두 우선 Olive의 배송지로 이동됩니다. 그리고 사용자가 선택한 요일에만 딱 한번, 재사용 가능한 토트백을 통해 배송이 됩니다. 배송일이 월요일이라면, 일요일에 구매하든, 다시 수요일에 구매를 진행했든 관계없이 모든 물건을 모아 월요일에 배송됩니다. 이후 반납 과정도 간단합니다. 배송받은 도트백을 다시 문 밖에 내놓으면 Olive에서 다시 수거해갑니다.

도트백 안의 물품들은 추가적인 비닐 포장재나, 충전재 없이 배송됩니다. 사용자는 포장재를 해체하고 버리는 과정 없이 편리하게 입어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덤이죠. 고객에게는 작은 편의로 느껴질 수 있지만, 물류지에서는 꽤나 공수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한고객이 각기 다른 브랜드 쇼핑몰에서 구매한 제품을 Olive 배송지에서 하나씩 개봉에 다시 합포장을 해야하는 작업을 거치기 때문이죠.

여기에 덧붙여, 굳이 오래 기다려도 옷을 배송받아도 이 서비스를 사용하게끔 만드는 장치가 하나 있는데요, 바로 반품 시스템입니다. 통상 제품을 반품하려면 고객이 제품을 재포장한 후 다시 반송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Olive에서 구매한 제품들은 반품 신청 후 모두 다시 도트백에 담아 문 밖에 내놓기만 하면 끝입니다. 번거로운 포장재 해체 과정 없이 배송된 제품을 바로 꺼내 입어보고, 맘에 들지 않으면 그대로 넣어 토트백에 넣기만 하면 끝! 입니다.

 

더 이상 ‘친환경’은 프리미엄 옵션이 아닙니다.

‘친환경’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고정관념을 가지고 있지 않나요?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소구하는 제품들은 기성 제품에 비해 성능이나 질이 떨어져도 괜찮을 것이란 생각 말이죠.

환경 보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프리미엄을 지불하더라도 가치를 추구할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통용되던 시대는 이제 그런 시대는 끝났습니다. 친환경 지향은 보편적인 가치가 되었습니다. ‘친환경’임에도 질이 떨어지는 제품과 상품은 선택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친환경’ 옵션 자체가 프리미엄이 되는 시대도 지났습니다. 당연하게 추구해야하고 제공되어야하는 가치가 되었죠. 이 부분은 배송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배송 부분의 친환경도 단순 포장재 개선을 떠나 추가적으로 어떤 혜택을 더 줄 수 있을지 고민되어야할 때가 왔습니다. 위에 소개한 사례들이 향균, 추가 포장 없는 합배송과 같이 기능 자체나 편리성을 개선한 것처럼 말이죠. 물론 이런 적극적인 시도들이 모든 제품군에 일괄적으로 적용되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Olive의 배송은 빠른 배송을 선호와 신선식품 배송이 활성화되고 있는 우리나라 환경상 적합하지 않을 수 있지만 하지만 배송이 급하지 않은 제품이나 신선도 유지가 필요 없는 패션, 공산품 영역에서는 적용될 수 있지 않을까요?

 

P.S 아티클 발행을 준비하던 시점에 지그재그에서 새로운 서비스 ‘제트온리’를 출시 했습니다. 오늘 주문하면 바로 내일 받을 수 있는 빠른 배송을 앞세운 서비스로 지그재그 플랫폼 내 인기있는 브랜드를 모아 제트온리 상품관에서 소개하고, 이 상품관에서 구매한 제품은 합배송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물론 다른 이유에서 시작된 서비스이지만, 제트온리가 목표로하는 차별성과 편리성에 ‘친환경’이라는 요소를 더한다면 어떤 서비스가 나오고 어떤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재미있는 생각을 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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