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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소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어

20년과 21년 사이에 소위 힙한 플랫폼, 콘텐츠를 보면 음성을 기반으로 이루어진 것이 많습니다. 스포티파이, 오디오 드라마, 음성채팅앱 디스코드가 그랬고, 최근에는 클럽하우스가 오디오 콘텐츠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오디오 콘텐츠와 연관이 없던 기업도 이 흐름에 동참하는 분위기입니다. 세계 최대 홈퍼니싱 업체 이케아(IKEA)가 가구 업계 최초로 ‘듣는 카탈로그’를 내놓았습니다. 지난해 약 70년 간 배포해 온 종이 카탈로그를 폐간 한 이케아는 새로운 카탈로그로 ‘오디오’를 택했는데, 이런 결정에는 최근의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하지만 종종 듣는 것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없는 콘텐츠를 접할 때, 오디오 콘텐츠는 텍스트나 비디오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단하기 수월합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있습니다. 백 번 듣는 것이 한번 보는 것 못하다는 말입니다. 이 말대로라면 오디오로 설명을 해줘도, 한 번 보는 것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들으면서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를테면 우리가 익숙하지 않는 장소에 여행을 갔을 때, 그 장소에 딱 맞는 이야기를 들으며 그 곳을 본다면 더 선명한 경험이 되지 않을까요? 그래서 나온 것이 구독기반의 로드트립 오디오 앱 서비스 HearHere입니다.

HearHere은 문자 그대로 이 곳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가입 후 다른 OTT와 마찬가지로 자신의 관심사를 선택해야 합니다. 재미있는 이야기, 역사적인 이야기, 전설 같은 이야기 등등 이야기의 테마를 선택하면, HearHere은 유저의 취향에 맞춰 이야기를 추천해줍니다.

사용법은 간단합니다. HearHere의 앱을 켜고 그저 원하는 곳으로 운전하면 됩니다. 운전 도중 유저의 동의 하에 위치정보를 수집하고 취향에 맞는 해당 장소의 이야기를 3~5분 정도의 콘텐츠로 들려줍니다. 이 때 앞서 선택에 따라 듣게 되는 이야기도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 오래된 항구를 지나갈 때는 항구의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고, 남들이 잘 모르는 숨겨진 이야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그 지역의 오래된 전설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HearHere, hearhere.com

창업자 우디 시어스는 스토리텔링에 관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는 이 스토리텔링 기반의 앱이 현재 미국은 코로나로 인해서 도로여행으로 돌아가는 사람들과 디지털 세상에 거주하는 아이들의 관심을 현실로 끌어내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HearHere은 서비스의 독특함과 의미 있는 취지 외에도, 공동설립자이자 투자자로 미국의 유명한 배우 케빈 코스트너의 합류로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한 인터뷰에서 케빈 코스트너는 다른 투자 기회가 많았지만, HearHere의 콘텐츠와 서비스가 자신이 늘 추구하던 스토리텔링과 같았기 때문에 합류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만큼 이 서비스의 스토리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과 경험에 대해 확신을 갖고 있다는 의미겠지요.

Travel, moneycrashers.com

하지만 개인적으로 여행이라는 개인의 의식에 이 서비스가 필요한 존재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여행의 목적과 즐기는 방법은 너무나 다양하고 개인적이기 때문에, 지역의 스토리가 개인에게 정말 매력적일까 하는 것은 콘텐츠의 품질과는 별개로 취향의 문제입니다. 다른 OTT 사례를 봐도 그렇습니다. 내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를 추천해줘도 항상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날의 내 기분, 목적에 따라 콘텐트 선택은 달라집니다. 더군다나 다른 OTT와는 다르게 해당 지역을 지나가지 않으면 그 콘텐츠는 접할 수 없습니다. 즉, 내 취향에 맞는 콘텐츠가 발동되려면, 여러가지 조건이 부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몇 번이나 접할 수 있을지 모를 콘텐츠를 접하고자 구독을 하려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이 점도 염려스러운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earHere가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 확장 측면에서 잠재력이 있습니다. 아직 서비스 초기 단계여서 영어로만 지원이 되고, 많은 콘텐츠를 보유하는 것이 급선무이겠지만, 이런 점들이 모두 해결된 이후에 서비스가 전세계로 확장이 되면, 여행의 필수앱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쩌면 이야기와 관심사에 맞춰서 여행 장소와 경로를 짜는 행위가 유행이 될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 다른 것은 음악서비스와의 결합니다. 현재 HearHere에서 제공하는 오디오는 사람의 목소리만 나오기 때문에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낮은 볼륨의 음악이 깔리고 마치 나레이션처럼 이야기를 제공한다면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언제나 이야기에 관심이 많습니다. 인기있는 토크쇼나 요즘에 유행하는 클럽하우스도 결국 이야기를 주고받는 플랫폼만 다를 뿐, 근본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여행간 장소의 이야기를 들으며 경치를 즐긴다면 더 많은 것들이 보이고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아직은 서비스 초기 단계지만, 추후 여러 측면에서 개선되고 매력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아 여행지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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