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s-serif

Aa

Serif

Aa

Font size

+ -

Line height

+ -
Light
Dark
Sepia

늘어나는 사용자, 우리 시대 UX가 가져야 할 책임 의식

몇년 전부터 글로벌 플랫폼 기업을 중심으로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비즈니스 이익에 집중해 움직이던 플랫폼들이 ‘다른’ 선택지를 고려하기 시작한 것인데요. 우리 플랫폼의 사용자를 늘리고, 더 많이 머무르게 하는 것을 넘어 ‘플랫폼 사용의 질’을 올리기 위한 시도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습니다.

네이버 스토어 별점 삭제,
유튜브의 싫어요 감추기 실험

출처 : http://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1031709202912120

국내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기업은 단연 네이버입니다.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장소 리뷰의 ‘별점’ 방식을 없애고 키워드 중심의 ‘태그 구름’ 방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일률적 척도로 담기 힘들었던 업체의 다양한 장점과 개성을 보다 직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내부 정책을 변경했다고 합니다. 이는 별점 리뷰가 ‘테러’로 변질되어 악용되는 사례들을 개선하기 위한 사례라고 비춰지는데요. 네이버 지도의 대다수가 소상공인이라는 점, 특히 소규모 기업들의 경우 적은 인원의 별점 테러에도 고통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더욱 의미있는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 스토어부터 네이버가 소상공인분들과 함께하는 사업이 많아짐에 따라 플랫폼으로서 소상공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고민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포인트였습니다.

유튜브는 영상 내 ‘싫어요’ 기능을 감추기 시작했습니다. 유튜브는 최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창작자가 등록한 콘텐츠에 ‘싫어요’를 보여주지 않는 실험을 시작한다고 밝혔습니다. 싫어요 숫자가 창작자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한다는 판단에서 시작한 실험인데요. 인스타그램은 2019년부터 유사한 이유로 ‘좋아요’수를 감추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좋아요 수가 창작자의 경쟁을 유도하며,  좋아요 수에 집중하느라 인스타그램 내 진정한 소통이 어렵다는 것이 그 이유였습니다.  인스타그램의 CEO Adam Mosseri는 Wired 25에서 “사람들의 웰빙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비즈니스에 손해가 되는 일도 할 것이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모르는 플랫폼 속 다크패턴

앞서 여러 플랫폼이 개선의 신호를 보이고 있다고 이야기 했지만, 여전히 수많은 플랫폼은 사용자 이익이 아닌 ‘서비스’에 이익이 되는 행동을 하도록 사용자 경험을 설계합니다. 이를 다크패턴이라고 하죠.

출처: 아고다 홈페이지

대표적인 다크패턴 중 하나는 소비자의 불안감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최근 화제가 된 클럽하우스에서 콘텐츠를 ‘Live’로만 운영하는 정책 역시 정보의 상실에 대한 공포를 극대화하는 UX 패턴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호텔 숙박 플랫폼에서 “지금 XX사람이 이 숙소를 보고 있습니다.” 또는 “X시간 전 예약됨”과 같은 메시지를 띄우는 것 역시 이 상품을 놓칠 수 있다는 상실의 공포를 자극해, 플랫폼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이죠.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피드 사이에 컨텐츠처럼 보여지는 ‘위장된 광고’도 대표적인 다크패턴입니다. 특히 앞서 이야기한 네이버, 구글 모두 자사 검색 결과 사이에 광고를 끼어넣어 고객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며 자연스럽게 광고에 노출될 수 있도록 만듭니다. 모두 사용자의 이익보다는 서비스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패턴들이죠. 일부 구독 플랫폼의 경우 의도적으로 구독 해지를 어렵게 만드는 다크패턴을 사용해, 서비스 이익을 도모하는 것을 넘어 사용성에 해를 끼치기도 합니다.

 

비즈니스 성과 VS 윤리적 책임

물론 기업은 돈을 벌어야 합니다. 이익을 내야 하는 기업이 비즈니스 성과를 위해 곳곳에 이런 넛지 시스템을 삽입해 놓은 것을 ‘비난’하기만 할 수는 없습니다. 비즈니스의 성과를 위해 고객의 심리를 이용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걸 수도 있죠. 하지만 대다수 플랫폼 사업자들의 가치가 ‘사용자의 수’에서 나온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소비자의 이익에 반하는 기업 넛지들은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최근 플랫폼 기업들을 둘러싼 규제 이슈들을 보고있노라면 기업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윤리적 문제를 고민해야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카카오는 얼마전 전 임직원에게 알고리즘 윤리를 교육하겠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죠.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Judgement Call 이라는 방법론을 사용해 윤리적 문제를 고민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Judgement Call은 특정 이해관계자의 역할에서 서비스를 바라보는 일종의 롤플레잉 방법론으로, 우리 서비스의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서비스를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들어줍니다.

플랫폼 기업이 윤리적이어야만 한다는 주장을 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플랫폼의 영향력을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윤리성을 고민하지 않는 기업들이 생존하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정부나 사회의 압박이 계속될거고, 플랫폼 서비스의 메인 타겟인 MZ세대가 ‘윤리’ 문제에 더 예민하기 때문이기도 하죠. 윤리적인 이유만으로 서비스를 선택하지는 않겠지만, 윤리적인 서비스라는게 하나의 경쟁력이 되는 시대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거창하지 않더라도, ‘유저에게 끼칠 영향력을 알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라는 액션을 보여주는 플랫폼 기업이야 말로 이 치열한 플랫폼 경쟁에서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답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