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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ver time으로 본 Z세대의 스포츠 문법

독자 여러분은 스포츠를 좋아하시나요? 본 에디터는 스포츠를 너~무나 사랑하는 부모님 덕분에 밤새워 생방송 경기를 보고 종종 가족끼리 경기 직관도 가며 스포츠를 자주 접했지만, 좋아하진 않습니다. 영화와는 달리 2시간 30분이라는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져 경기는 ASMR 삼아 핸드폰을 하죠. 가끔 부모님이 환호하시면 고개를 들곤 박수를 칩니다. 마치 보고 있었던 것처럼요. 최근 본 에디터같은 사람들을 위한 미국 스포츠 미디어 스타트업이 흥하고 있다고 해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자료를 찾다가 본 에디터도 빠질뻔한 Z세대의 스포츠 세계를 만나보실래요?

Z세대의 스포츠 외면?

미국 최대 스포츠 쇼인 슈퍼볼의 시청자 수가 작년 1억 1,300만 명에 비해 올해는 9,600만 명으로 급감하여 올해 시청률은 200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런 충격적인 결과에 ‘Gen-Z의 스포츠 외면’이라는 주제로 많은 기사가 나왔는데요, 저는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TV 시청률은 하락했지만, 스트리밍 시청자는 65% 증가한 570만 명이었으니까요. ESPN이 조사한 데이터에 따르면 12~17세의 청소년 중 96%가 여전히 자신은 스포츠 팬이라고 답변하며 Z세대의 스포츠 사랑은 10년간 한결같은 수치를 보였습니다. 다만 자신을 열렬한 팬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10년 전 42%에서 19년 34%로 떨어졌을 뿐입니다.

하지만 바꾸어 생각해보면 Z세대가 스포츠를 외면한 것이 아니라 스포츠가 Z세대를 외면한 건 아니었을까요? 디지털 문화가 익숙한 Z세대에겐 3시간이라는 긴 시간 동안 TV 앞에 앉아 있길 바라는 것은 너무 올드한 생각 같습니다. 미국 최대 스포츠 쇼인 슈퍼볼도 무너졌던 2021년에 Z세대의 사랑으로 스포츠 업계에서 상승세를 보이는 스포츠 미디어 스타트업이 있습니다. 이들은 어떻게 Z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걸까요?

 

Z세대의 스포츠 미디어, Overtime

overtime은 스포츠 팬들이 모여 만든 스포츠 전문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팬이 모든 것을 제작하고 공유하고 토론하는 것이 특징인 이 애플리케이션은 2020년 콘텐츠 시청 횟수 185억 건 돌파, 틱톡 1위 스포츠 계정으로 등극하며 Z세대의 ESPN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습니다. 오버타임은 기존 스포츠 미디어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그 방식에서 발견한 Z세대의 스포츠 문법을 소개하려 합니다.

오버타임을 통해 발견한 Z세대의 스포츠 문법

  1. 내만선 (내가 만든 선수)

오버타임은 2,000여 명의 스포츠 10대 팬을 카메라맨으로 고용하여 그들이 경기를 보러 갔을 때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틱톡처럼 간단한 음악과 자막, 효과를 입힌 뒤 업로드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간단한 방식으로 콘텐츠는 수량도 압도적으로 많을 뿐만 아니라 밈(meme)화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오버타임은 유명한 선수보다 유망한 선수에 집중합니다. 10대 스포츠 팬들은 프로 리그 경기보단 지역 경기, 학교 경기에 많이 참여하는데요. 그곳에서 발견한 선수들이 유명해지기도 합니다. 오버타임에서 환상적인 슛으로 각광받던 17살 트레이 영은 시간이 흘러 2018년 NBA 드래프트 전체 5위 선수가 됩니다. 트레이 영뿐만 아니라 2019년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를 달성한 자이언 윌리엄슨, 2020년 NBA 드래프트 전체 3위를 달성한 라멜로 볼 또한 오버타임에서 시작한 선수였습니다. 10대 카메라맨은 좋은 선수를 발굴했다는 생각에 더 좋은 장면을 올리고 오버타임은 더욱더 좋은 콘텐츠로 가득차겠죠?

  1. 오버타임 오리지널 콘텐츠

선수들이 유명해지며 오버타임의 입지가 더욱 공고해졌습니다. 왜냐하면 선수의 신인 시절 활약상이 모두 오버타임에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CBS, ESPN, FOX 등 유명 미디어도 오버타임의 영상을 인용하게 될 수밖에 없는 오버타임만의 오리지널 콘텐츠를 구축한 것입니다. 또한 경기 장면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과 경기 주변을 조명하기도 하는데요. 경기 직전 긴장하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 훈련하는 모습, 슛이 성공했을 때 기뻐하는 팀원과 감독의 모습, 관중의 표정 등 기존 방송이 잘 보여주지 않는 장면들을 짧게 보여주며 오버타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생생함을 만들고 있습니다.

  1. 팀 팬이 아닌 개인 팬

아무래도 유명한 선수보다 유망한 선수에 집중하기 때문에 <팀보다는 개인>이라는 주의가 강한데요. 그래서 오버타임은 생중계도 하지 않으며 경기 결과, 팀 간 순위 등의 통계도 제공하지 않습니다. 그저 선수의 하이라이트 장면만 멋지게 편집해서 올릴 뿐이죠. 오버타임의 이러한 규칙을 통해 Z세대 스포츠 시청자에겐 결과가 아닌 멋진 장면을 통한 희열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 스포츠를 넘어 이젠 오버타임 팬으로

오버타임에서 배출된 선수는 고교 시절부터 함께 해온 오버타임에 호의적입니다. 오버타임의 공동창업자 댄 포터의 인터뷰에 따르면 트레이 영 같은 경우 NBA 최고의 신인이 된 이후에 오버타임에서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들고 있으며 오버타임과 진정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호의적인 선수와 함께 오버타임은 다양한 콘텐츠(NBA 전설 케빈 듀란트가 고교 농구선수들을 만나 지도해주는 KD 필름 스쿨, 선수들의 리얼리티 시리즈 프라임타임 2.0, 고등학교 선수를 모집해 만든 3:3 농구대회 등)를 만들어 냈고 선수를 좋아하는 팬들은 당연하게 오버타임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버타임은 이러한 스포츠 팬들이 오버타임의 팬이 되었다고 생각했고 본격적으로 커머스를 시작했습니다. 처음엔 직원들이 오버타임 로고가 그려진 옷을 입고 다니자 팬들이 자신도 입고 싶다고 문의를 하여서 소소하게 시작됐지만, 현재 티셔츠, 모자, 양말 등 다양한 카테고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Z세대 사이에선 ‘O’가 그려진 옷을 입는 것이 스포츠 팬임을 알리는 쿨한 방법이 되었다고 합니다. 스포츠 팀복도 아닌 스포츠 미디어 굿즈에 이렇게 엄청난 인기라니! 신기하지 않나요?

Z세대의 문법엔 올드함이란 없다

본 에디터는 Z세대의 스포츠 문법을 보고 느꼈습니다. “정말 올드한 게 하나도 없잖아?”

‘스포츠 미디어니까 당연히 경기 결과를 알려줘야지’, ‘스포츠 미디어니까 당연히 경기에 집중해야지’와 같은 기존 방식을 용납할 수 없다는 듯 Z세대의 스포츠 문법은 새롭기만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새로움을 뉴스, 교육 등 다양한 올드 매체에 적용한다면 어떨까요? 상상했더니 뉴닉이라는 뉴스레터가 예시로 떠오릅니다. MZ세대에게 뉴스를 전하는 뉴스레터 뉴닉은 앵커 대신 고슴이라는 캐릭터가, 날씨 대신 간략한 세계 뉴스가, 딱딱한 용어 대신 말랑한 설명이 있습니다. Z세대의 문법만 더해도 이렇게 달라지다니 신기하지 않나요?

Z세대의 문법으로 또 무엇이 새로워질까요? 다양한 곳에 적용하는 상상만으로도 즐거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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