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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꿈꾸는 이커머스(Ecommerce) 생태계

지난 5월 18일 구글은 온라인을 통해 2021 구글 I/O를 개최했습니다. 구글 I/O는 2008년부터 시작한 연례행사로, 구글의 웹, 모바일,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작성, 안드로이드, 크롬, 크롬 OS, 구글 API, 구글 웹 툴킷, 앱 엔진 등 개방형 웹 기술에 대한 높은 기술의 심도 있는 세션을 제공하는 개발자 지향 컨퍼런스입니다. 올해에도 다양한 영역에서 구글의 새로운 기술과 그것의 확장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다양한 사업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아니더라도 재미있는 내용이 많이 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파트를 꼽자면 이커머스와 관련된 발표였습니다.

아무도 물건을 살 곳이 한 곳 밖에 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어하지 않는다

대다수의 미국인들은 물건을 살 때 아마존에서부터 쇼핑을 시작합니다. 온 세상 물건이 아마존에 다 있기 때문에 소비자로서 합리적인 결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온라인 쇼핑이 그렇듯 이런 기업들은 모든 물건을 공평하게 소비자에게 보여주지 않습니다. 광고비를 많이 사용한 업체의 물건, 아마존 PB상품 등 철저한 자본주의 논리가 검색결과 적용됩니다. 입점이 되지 않거나, 영세한 업체, 독특한 물건은 소비자와 마주칠 기회도 매우 적습니다. 구글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합니다. 아마존에서만 우리가 물건을 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재미없다고. 거대한 독재자의 그림자를 벗어나면 우리에게는 더 많은 물건과 상점을 만날 기회가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쇼핑에서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구매하는 재미도 무척이나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계획은 이커머스를 더 흥미롭게 만드는 것이다

구글 쇼핑 그래프, blog.google

구글은 그들이 가진 데이터와 기술을 이용하면, 물건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이 단순한 쇼핑 프로세스를 더 흥미롭게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이 가능 하려면 우선 쇼핑 데이터를 취합하고 분석하는 서비스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소개한 것이 구글의 쇼핑 그래프(Shopping Graph)입니다. 쇼핑 그래프는 약 240억개가 넘은 제품, 판매자, 브랜드, 리뷰, 제품 정보 및 재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AI입니다. 고객이 찾고자 하는 상품에 대한 모든 질문과 정보를 제공, 심지어 재고 데이터까지 활용하기 때문에 근처에 재고가 있는지, 다른 구역에서 배송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비쥬얼 검색, blog.google

그 다음에 소개한 서비스는 구글 포토를 통해 제공하는 비쥬얼 검색 기능입니다. 구글 포토에서 렌즈로 사진을 스캔하면 이미지 내 신발이나 옷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데, 제품의 브랜드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을 어디서 구매할 수 있는지 정보 도 제공합니다. 구글 포토 이용을 권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쇼핑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크롬 카트 리마인더, blog.google

크롬에서도 쇼핑을 위한 서비스를 새롭게 소개했습니다. 앞으로 크롬 브라우저를 통해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은 새롭게 생성된 탭을 열어 자신이 과거 쇼핑 사이트를 돌아다니며 담아두었던 물건들을 모아서 바로 볼 수 있게 됩니다. 이 정보는 소비자뿐만 아니라 판매자에게도 유용한 소비자 접점이 됩니다. 고객이 카트에 담아 놓고 구매하지 않은 것을 알고, 디스카운트 혜택을 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로열티 프로그램, blog.google

쇼핑 장바구니를 한 곳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각 쇼핑몰의 회원 계정과 구글 계정을 연동하는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로열티 프로그램이라고 명명된 이 서비스는 구글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한 후에도 지속적으로 소비자와 판매자 간의 유대관계를 손쉽게 유지하고, 강화하도록 도와줍니다. 소비자가 브랜드의 계정을 갖고 있을 경우 구글 계정과 연동하여 구글을 통해서 구입해도 포인트 같은 혜택을 주는 것으로, 물건 구매 시 일일이 계정에 로그인하고 적립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습니다.

딜(Deal) 검색 기능, blog.google

그 외에도 구글에서 딜(Deal)을 검색한 이 후 제품을 검색하면 이전에 검색한 딜과 연관 있는 상품을 보여주는 기능도 추가 예정입니다. 예를 들어 블랙프라이데이 딜을 검색하면 수 많은 제품이 나오기 때문에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달아 제품을 검색하면 앞선 검색 블랙프라이데이 딜과 연관이 있는 제품을 보여주어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빠르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구글은 기본적으로 쇼핑 플랫폼이 아니기 때문에 상품을 우선적으로 검색 결과에 노출시키기가 어려운데, 이 같은 방법을 통해서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유저가 원하는 정보를 줄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구글 AR메이크업 키트, 물건을 픽업할 장소를 고르는 옵션, 바로 구매할 수 있는 Shop Pay 등도 소개하며, 구글을 통한 이커머스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와 확장 가능성을 보여줬습니다.

구글은 이커머스에 진심이다

온라인쇼핑을 위한 검색 경로, emarketer.com

구글이 이커머스에 집중하는 이유는 사실 놀라울 것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공통적으로 알 수 있듯이, COVID-19이 바꾼 세상은 이커머스 기업들에게는 유리하게 조성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구글은 오히려 쇼핑에 있어서 검색 트래픽 점유율을 점점 잃어가고 있습니다. 20년 8월 조사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들은 온라인쇼핑을 위한 상품 검색 시 아마존에 접속한다는 응답이 53%였습니다. 구글은 다른 검색 엔진 포함, 점유율이 23%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구글의 주된 수입은 광고에서 나오는 만큼, 이 같은 결과는 구글을 이용하는 소비자의 대다수는 구매에 대한 니즈가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게 되면 구글을 통해 자사의 물건과 브랜드를 알리는 기업들은 구글에 지불하는 광고비를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아마존과 같은 쇼핑사이트 이용자는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광고에 노출되는 것에 대해서도 관대합니다. 개인정보와 취향을 알려주면, 쇼핑사이트는 그 보답으로 개인에게 적절한 상품을 광고로 추천해주기 때문입니다. 광고가 나오면 Skip 버튼을 누르기 바쁜 일반적인 상황과는 다른 논리가 적용되는 것입니다.

정리해보자면 구글의 쇼핑 서비스는 결국 이커머스에서 재미를 보기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아마존이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들로 소비자를 잡아 두는 것처럼, 구글도 웹 브라우저, 동영상, 포토, 데이터, 검색엔진 등을 총 동원하여 디지털 활동이 구글을 통해 쇼핑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한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아마존에 들어온 사람들은 잠재적 구매자에서 쇼핑을 시작하는 반면, 구글에서는 잠재적 구매자를 가려내고 적절한 쇼핑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구글이 이커머스라는 전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쇼핑과는 또 다른 재미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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