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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환생하는 법, Zero-Waste, “Food Upcycling”

합격사과, 못난이 사과, 손가락 고구마

지난 11월쯤인가? 장을 보기 위해 집 근처 마트를 찾았다가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상품을 본 적이 있다. 이름하여 “합격사과”!! 태풍을 견디고 살아남은 사과를 가리켜 합격사과로 칭하고, 그만큼 생명력기 강하니까 수험생에게 도움이 된다는 스토리텔링 마케팅이었다. 술술 풀리는 휴지 만큼이나 기발한 아이디어 아닌가? 그 당시에는 요즘 마케터들은 참 머리가 아프겠구나..하는 생각만 했는데, 며칠 전 찾은 마트에서 “손가락 고구마(상품 가치는 떨어지지만, 손가락처럼 가늘고 길어서 전자레인지로 쉽게 익혀 먹을 수 있는 고구마)”를 발견한 이후, 못 생기거나 상품가치가 없어 버려지는 음식들이 또 다른 수익 창출원이 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A급이 되고 싶은 B급 농산물
푸드 리사이클링에서 푸드 업사이클링으로

일명 못난이 농산물이라고 알려진 B급 농산물은 말 그대로 겉 모양이 예쁘지 못해 시장에 판매되지 못하거나, 약간의 흠집이 있어 그냥 땅에 묻어버리는 시장 가치가 없는 상품들을 말한다. 이러한 못난이 농산물들이 불황 시장을 타고, 업계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하고 있다. 못난이 농산물의 경우 정상 상품에 비해 70% 정도 가격이 저렴하며, 대형 유통망이 아닌 생산자 직거래가 많아 마진율이 높기 때문에 힘든 농가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된다. 또한 기존에 사과, 토마토, 참외와 같은 과일류에 한정되었던 상품들이 오이와 파프리카 등 다양한 채소류로 점차 확대되면서, 못난이 농산물만을 취급하는 쇼핑몰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겉모습만 못난이일 뿐이지 실질적으로 맛은 정상품과 거의 차이 없으며, 친환경 유기농 재배일 경우 오히려 못난이가 더 값이 비싼 경우도 있다. 마치 쓰레기로 버려졌던 상품들이 리사이클되는 것처럼, 땅에 그냥 묻힐뻔한 못난이 농산물이 “푸드 리사이클링”을 통해 새롭게 재탄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렇게 못난이 농산물이 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오르면서, 기존에 저렴하던 못난이 농산물에도 슬슬 가격 거품이 끼기 시작했다. 생산자가 직접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했던 시스템에 대형 유통망이 중간에 들어오게 되면서, 소비자들은 기존보다 비싼 가격에 못난이 농산물을 살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실제 못난이 농산물만을 판매하는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이 존재하지만,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일반 마트에서 못난이 농산물을 구매한다. 농민들의 한숨을 덜어주었던 귀중한 못난이 농산물이 또 다른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못난이 농산물을 가격다운을 통한 실속 상품으로 포지셔닝하여 판매하기에는 더 이상 메리트가 없다. 어느 마트에서나 못난이 전용 상품 코너를 만날 수 있는 지금, 못난이 농산물은 B급 농산물이 아닌 A급 농산물로 탈바꿈해야만 진정으로 농민들에게 귀중한 보너스가 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기존 못난이 농산물이 리사이클을 통한 푸드 재활용에 그쳤다면, 앞으로는 여기에 아이디어와 가치를 더해 새로운 명품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Upcycling)이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 비지니스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지는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하는 푸드 리사이클링을 기본으로 그 위에 새로운 가치와 아이디어를 더해 전혀 다른 상품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뜻한다. 즉, 기존에 못난이 농산물이 그 모습 그대로 가격만 다운되서 판매가 되었다면, 푸드 업사이클링은 원래 못난이 농산물이 가진 형태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새로운 상품으로 재탄생되어 가격이 오히려 상승되는 것을 말한다.

  • 못난이 사과가 사과주로 재탄생되다.

호주에 농업협동조합인 Batlow Apples에서는 특별한 사과주 “Batlow Premium Cider”를 개발하였다. 버려지는 못난이 사과를 모아 5.5% 알코올 도수의 친환경 프리미엄 사과주를 만든 것이다. Batlow Apples는 이미 1992년부터 에코 프렌들리 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이며, 이번에 출시된 못난이 프리미엄 사과 주의 경우 기존 사과 주스 브랜드에서 다 사용하고 있는 설탕이나 글루텐을 전혀 함유하고 있지 않은 100% 유기농 프리미엄 주스이다. 이미 호주에서는 Batlow Apples가 사과 브랜드로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Batlow Premium Cider의 경우 모 브랜드의 영향력이 더해져 빠른 시간에 프리미엄 사과주로 시장에 정착하게 되었다.

[youtube]http://youtu.be/uybW3p50CK4[/youtube]

친환경으로 과일을 키울 경우 정상제품보다 형태가 안 예쁘고 흠집이 자주 나는데,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명품 과일은 예뻐야 한다는 것이 은연 중에 깔려 있어서, 판매가 쉽지 않다. 하지만, Batlow Premium Cider의 경우처럼 형태를 없애고 새로운 상품으로 가공하여 재판매한다면, 가격을 낮추지 않고서도 충분히 유기농 과일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 도시의 과일따기 프로젝트

개인이 주인이 아닌 길가에 가로수들은 열매가 열려도 그냥 땅에 떨어지기 일수이다. 까치의 요깃거리로 사용될 수 있지만, 대부분이 그냥 버려지는 것을 가정할 때 엄청난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되는 것이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Not Far from the Tree는 이러한 것에서 착안하여 캐나나 지역 주민들이 처음 시작한 일종의 도시 과일따기 프로젝트이다. 자원봉사자들은 소유주가 없거나 소유주가 허가한 나무에 열매를 따서 1/3은 소유주에게 돌려주고, 나머지 1/3은 자원봉사자에게, 나머지 1/3은 지역사회단체로 보낸다. 지역사회로 보내진 오디, 자두, 체리 등과 같은 과일들은 다시 잼이나 메이플 시럽으로 탈바꿈되어 상품으로 재탄생하며, 운영비로 재충당되어진다.

[youtube]http://youtu.be/jl5nGiQiAyc[/youtube]

Not Far from the Tree의 경우는 일반 농민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가져다주지는 않지만, 버려질뻔한 음식에 새로운 가치를 투영하여 푸드 업사이클링을 실현한 점에서 의의가 크다. 푸드 업사이클의 기본 취지 자체가 버려지는 것이 없는 Zero-Waste Food를 지향한다는 점에 있어, Not Far from the Tree와 같은 프로젝트는 앞으로 기존 농촌에서도 충분히 활용가능한 아이디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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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업사이클링, 왜 주목해야 하는가?

앞서 본 사례에서처럼, 푸드 업사이클링은 기존 못난이 농산물의 재활용을 넘어선 새로운 비지니스적인 가치를 가진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버려질뻔한 상품들이 재가공되어 새로운 모습,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한다. 이를 통해 1원이었던 상품의 가치는 10원의 가치로 뛰어넘게 된다. 또한 여기에 친환경적인 가치가 덧입혀져, 소비자들에게는 단순히 농민들을 도와주는 차원을 뛰어넘어 나의 소비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특급 명품으로 머릿속에 자리잡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비료로 땅에 묻어질 뻔한 B급들이 A급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이고, 이것만 찾는 매니아 고객을 만들 수 있다니, 정말 마법같은 전략이다!!

특히, 앞으로 젊은 귀농 인구의 증가 현상은 이러한 푸드 업사이클링이 점차 중요한 비지니스가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귀농 인구 숫자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중 스마트 귀농을 전면에 내세운 젊은 3040의 비율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젊은 귀농 인구가 점점 늘어날 것을 감안한다면, 기존에 낙후되어있던 농수산물 시장의 현대화와 브랜드화는 점차 가속될 것은 안봐도 뻔한 사실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때, 못난이 농산물 비지니스처럼 독특한 스토리텔링과 차별화된 아이디어가 생명인 사업의 경우, 분명 스마트한 귀농을 앞세운 젊은 3040 귀농족들의 타겟 사업이 될 확률이 높다.

또한, 점점 더 고급화되고 다양한 테이스트를 가지는 소비자가 증가하면서, 농산물 역시도 독특한 스토리와 차별화된 아이디어를 가지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 되어가고 있다. 즉, 푸드 업사이클링과 같은 Zero-Waste Food 비지니스는 소비자에게 또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음은 물론이고, 이야기거리가 제공이 되어 실속과 친환경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전략이다.

물론 기존에도 버려지는 음식들을 새롭게 재가공하여 사용하는 것들을 많이 존재해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푸드 업사이클링이 단순히 에코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농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하나의 수단으로 사용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농민들 스스로가 가격을 책정하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을 바라보아야 한다.

 

농민들의 13월의 보너스, 푸드 업사이클링
뭉쳐서 직거래로 소비자와 소통해라.

푸드 업사이클링이 푸드 리사이클링처럼 대기업의 손에 놀아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그네들만이 할 수 있는 독특한 무언가를 꼭 찾아야 한다. 버려질 뻔한 농산물이 농민들의 13월의 보너스가 되기 위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은, 바로 직거래 유통과 비슷한 농민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

  • 직거래
  • 다른 농민과의 콜라보레이션, 연합 전략

B급 농산물은 어찌되었든 상품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들이다. 그것들을 아무리 다른 형태의 2차 가공품으로 탈바꿈하여 웰 메이드 브랜드를 만들었다고 하여도, 그것이 직거래가 아닌 중간 유통의 과정을 거치게 되면, 기존에 판매되고 있는 경쟁브랜드와 별 다를바가 없어지게 된다. 예를 들어 흠집이 난 딸기를 모아 딸기주스를 만들어 판매할 경우, 중간 유통 업체를 통해 판매를 하게 된다면, 당연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마트에서 파는 딸기주스와는 별 다른 차별점이 없다. 또한, 딸기주스만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것도 전문성이 있어 좋을 수 있지만, 오히려 비슷한 과일을 키우는 농민들 혹은 천연 꿀을 채취하는 농민과 결합하여 다양한 전문 과일 주스를 판매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 소비자들은 보다 다양한 선택의 폭을 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발로 뛰지 않아도 알아서 좋은 상품끼리 결합을 해서 제안하니, 이는 곧 단골 고객을 만들 수 있음을 뜻한다.

먹거리에 대해 철저한 소비자들이 농민들에게 원하는 것은, 기존 마트에서 살 수 없는 정직하고 신선한 농수산물이다. 겹겹히 쌓여있는 유통 업체의 거품을 걷고, 산지 직배송을 통해 농민들의 이름을 걸고 판, 정말 믿음있는 농산물은 마트에서 파는 가격에 2배를 주어도 기꺼이 지갑을 열고 만다. 비록 B급 농산물이지만, 그것이 가공되어 판매지는 과정을 눈으로 투명하게 볼 수 있고 농민들의 얼굴과 이름을 보고 살 수 있다면, 굳이 언제 어떤 상품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도 모르는 마트의 상품보다는 B급이지만 믿을 수 있는 상품을 더 선호하게 될 것이다.

 

B급 농산물 뿐만 아니라, 과잉 생산 농산물도 업사이클링을!!!

매년 뉴스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우울한 장면이 있다. 바로 힘들게 농사진 작물을 밭에 그대로 묻는 농민들의 모습과 그들의 인터뷰.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발생되는 이러한 가슴 아픈 일은 매년 악순환처럼 반복된다. B급 농산물인 못난이 농산물 뿐만 아니라, 이렇게 과잉 생산되어 버려지는 농산물도 조금만 아이디어를 보탠다면, 충분히 명품 브랜드로 재탄생되어 업사이클링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과 공급된 과일을 땅에 묻지 않고, 이것들만 모아서 프리미엄 유기농 잼을 만들면 어떨까? 잼의 경우 원재료의 형태는 전혀 중요하지 않을 뿐더러 유통기한도 길어, 농민들의 부가 소득으로 좋다. 물론 다양한 잼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한 농민이 아니라 과일을 재배하는 농민들이 뭉쳐서 제대로된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농민들은 물론, 환경에도 일조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전략이다. 애 먹이던 애물단지 못난이 농산물이 농민들에게 1년 보너스를 챙겨주는 효자 아이템으로 뒤바뀔 수 있고, 쓰레기로 버려져 환경 오염이 될뻔한 농산물들이 새로운 이름으로 또 다른 생명을 얻게 해준다. 앞으로 국내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Zero-Waste Food 시장이 점차 늘어나고, 농민들이 자체적으로 모여 만든 전문 브랜드가 생겨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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