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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장유유서(長幼有序) 시대의 도래

‘Gangnam Style’ 이전의 ‘Jumma Sty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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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iegall

전 세계에 ‘강남 스타일’이 울려 퍼지기 전, 또 다른 유명한 스타일이 존재했다. 바로 ‘Jumma Style’. 한국에 관심이 있는, 한번쯤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외국인들이라면 모두 아는 고유명사 ‘Ajumma’, 이는 어떤 외국말로도 번역될 수 없는 단어였다. 뽀글뽀글한 파마머리, 현란한 색의 의상과 장신구로 대변되는 그들의 스타일은 동양인의 생김새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외국인들의 눈에도 특색 있는 거의 모든 한국 ‘아줌마’들의 공통점이었다.

비단 아줌마뿐이랴. 아저씨들도 다를 바 없다. 단체 해외여행이 성행했을 무렵부터 꾸준히 나온 이야기는 해외의 많은 아시아 관광객들 중 한·중·일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은 패션이라는 것이었다. 이는 노골적으로 표현하자면 등산복을 입고 단체로 몰려다니는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은 100퍼센트 한국인이라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와도 같았다.

이렇게 얘기하니 우리나라의 모든 중장년층 및 노년층을 촌스럽고 몰개성적인 사람들로 치부하는 것 같겠지만 이제부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이제는 상황이 꽤나 변했다. 오늘 우리는 패션계 및 패션 산업 군에 있어늘 상대적으로 무시하던 소비자층이었던 우리나라의 어르신들을 새로운 타겟으로 재고하여, 그들을 위한 패션 비지니스가 얼마나 가치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노장은 살아있다!

Anna Piaggi (1931-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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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 18일, 81세의 나이로 별세한 안나 피아지. 그녀의 모습을 처음 접하는 이들은 그저 이상한 외국 할머니라고 생각하기가 쉬울 것이다. 사실 그녀만의 시그니처 스타일인 가부키 화장에 가까운 짙은 메이크업, 커다란 헤드 피스들, 독특하다 못해 특이한 의상들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녀는 이탈리아 보그를 비롯한 많은 패션지에 자신의 감각을 뽐낸 전직 패션 에디터이자, 칼 라거펠트 등 패션계의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준, 패션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던 유명한 ‘패피(패션 피플)’ 중 한 명이었다. 또한 2006년에는 런던 빅토리아&알버트 박물관에서 그녀의 스타일을 주제로 그녀의 방대한 아카이브 중의 일부를 전시한 ‘Anna Piaggi:Fashion-ology’전이 열리기도 하였다. 또한, 그녀의 죽음이 알려진 후에는 패션계에서는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거세게 일어났다.

Advanced Style

Bookcover

Header

Ari Seth Cohen의 ‘Advanced Style’은 뉴욕의 가장 스타일리시하고 창조적인 노인들의 스트릿 패션사진을 모아놓은 블로그이다. 블로그 소개에 따르면 이 블로그는 현명한 백발의 노인들이 개인의 스타일은 나이를 먹음에 따라 진보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거라고 되어있다. 이 블로그는 각종 프레스에 소개되며 유명세를 탔고, 노인 패션 피플들의 사진들은 책으로 까지 출간되어 여러 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블로그를 통해서 뿐만 아니라 이미 해외 스트릿 패션 사진들 중에서 멋진 중·장년 및 노년들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다. 사진 속의 그들은 여느 젊은이들 못지 않은 패션 센스를 선보이며 오늘도 많은 이들의 폴더에 저장된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패션 장유유서의 조짐

외국의 경우를 살펴보고 나니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조짐이 있을까 궁금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더 파헤쳐보자.

반전의 중·장년층? 새로운 족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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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아줌마·아저씨들을 떠올려보자. 극성맞고 뻔뻔하다. 혹은 소심하고 희생한다. 삶이 바빠 이것저것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그래서 패션 센스는 당연히 꽝이다. 옷은 필요하면 사는 것, 집히는 대로 대충 편하게 걸칠 수 있는 것이 옷의 최고의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대략 이 정도가 그들에 대한 전형적이고 일반적인 생각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래 생겨난 새로운 족의 개념은 우리 사회와 그들의 변화를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1. DD족(Dandy Daddy족) : 가장과 아버지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면서 자신을 가꾸는 데 아낌없이 투자하는 중년 남성

2. 나우족(New Old Women) : 가정의 행복을 위하여 묵묵히 희생하던 중년의 개념에서 벗어나 자신을 가꾸는 데 더욱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중년 여성

3. 노무족(No more Uncle) : 더는 아저씨이기를 거부하면서 자기관리에 철저한 중년 남성

4. 나오미족(Not Old Image) : 결혼 생활도 어느 정도 안정되고, 경제력도 가지고 있어 배우들처럼 자신을 꾸미는 여성 계층

이 모든 용어들이 익숙하진 않을 지라도 저 용어들의 의미와 그가 반영하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알아차리지 못할 이는 없을 것이다. 또한 최근 에잇세컨즈, 자라, 유니클로 등의 SPA 브랜드의 매장의 중년 고객들은 중년들의 패션에 대한 관심 증가를 입증하는 또다른 살아있는 예이다. 물론 그들이 그곳을 방문한 목적이 합리적 가격의 ‘어디에나 들고다닐 수 있는 초경량 다운 자켓’때문이었을지는 몰라도, 여러 번의 방문을 통해 그들의 패션 트렌드 분석 능력은 자신도 모르게 늘어났을 것이다. 이처럼 이제는 우리나라의 중·장년층도 패션을 즐기고자 하는 모습과 노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또한 멀지 않은 미래에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노년층까지 그 범위가 더욱 넓어질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들에 대한 패션계의 대접은 형편없는 수준에 그친다.

센스 있는 그들을 위한 패션 마케팅 전략

1. 세대를 뛰어넘는 ‘팸쇼(패밀리 쇼핑)’ 마케팅

shopaholic

기존에 꾸준히 행해지던 모녀, 부자 마케팅의 범위를 넘어서서 온 가족을 위한 ‘팸쇼’ 마케팅을 전개해보면 어떨까? 현재의 쇼핑 행태는 가족들끼리 다 함께 백화점에 간다고 해도 각각이 필요한 아이템을 사려할 때 같이 구경을 해주는 것에 그쳤다. 그리고 결국엔 모두가 피곤해지는 것이었는데, 이제는 새롭게 구성원 모두가 쇼핑을 즐거운 놀이로 여길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할머니, 할아버지와 손자, 손녀가 동시에 아이템을 구입할 시 할인을 해준다거나, 세대를 뛰어넘는 쇼핑을 위한 이벤트를 여는 것이다.

2. 경계를 허물어라, 시니어 모델의 적극 기용

American Appar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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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여름, LA 기반의 미국 브랜드 아메리칸 어패럴에서는 60세의 ‘Jacky O’Shaughnessy’를 브랜드의 새 모델로 발탁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그 동안 어리고, 독특한 모델들을 기용한 캠페인을 꾸준히 벌여왔던 브랜드의 이미지를 생각했을 때 파격적인 것이었다. 이들은 좀 더 성숙하고 대중적인 감각을 목표로 하는 새로운 라인인 ‘Advanced Basics’를 발표하면서 그에 맞는 모델로 Jacky를 발탁하게 된 것이다. Jacky는 그녀 특유의 스타일과 에너지로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브랜드 관계자에 눈에 띄어 캐스팅되었다. 이번 광고를 통해 아메리칸 어패럴은 모든 연령층과 체형에 맞는 브랜드로 거듭나게 되었다.

Lanvin

한편, 캐주얼 브랜드 뿐만 아니라 명품 브랜드 Lanvin에서도 Apollo의 전직 무용수 재클린 타야 머독(Jacqueline Tajah Murdock)를 2012년 가을 캠페인 화보 모델로 전격 발탁해 화제가 되었다. 82세의 재클린을 기용함으로써, 연륜이 담긴 그녀의 강인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었다는 찬사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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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사례에서처럼 시니어들은 젊은 감각의 브랜드와 결합하였을 때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수 있다. 늙었다고 어색한 것이 아니라 늙었기에 더 신선하고 감각적일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꽃중년으로 여겨지는 소수의 연예인들만이 모델로 기용될 수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그들의 진가는 자신만의 개성 있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외모만으로 평가절하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발성 캠페인도 좋지만 꾸준히 시니어 모델들을 기용하는 방안도 브랜드의 이미지를 더욱 긍정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3. New Advanced Style, 새로운 라인의 전개

앞에서 세대 간의 간극을 좁혔다면 이번엔 중·장년층 및 노년층에 더욱 집중하는 전략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들이 젊은이들의 패션 아이템들을 충분히 활용하고 소비할 수 있고, 그런 센스 있는 시도들은 노련한 패션 리더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이긴 하다. 하지만 나이가 들어서만 소화할 수 있는 아이템들도 생각보다 많다. 따라서 의류 업계는 그런 아이템들에 특화된 디자인을 고심하여 얼마든지 새로운 라인을 선보일 수 있다. Ohmu도 그 예가 될 수 있다.

Om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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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hu는 감각적인 디자인의 프리미엄 의료 기구와 악세서리를 만들고 있다. 덴마크어로 ‘큰 관심을 가지고’라는 뜻의 Omhu는 삶은 불완전하고 아름답다는 믿음으로 창립되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이 회사의 대표인 Rie Norregaard는 2009년에 현재 이 회사의 시그니처 아이템인 지팡이를 가지고 사업을 시작하였는데, 그녀는 노쇠한 부모님의 삶의 변화를 인지하고, 부모님을 위한 일상을 위한 최적화된 디자인을 찾기 위하여 노력했던 것에서부터 브랜드가 탄생하였다. 처음에 그녀가 사업을 시작했을 때는 어떠한 디자인적인 예시도 없는 망망대해에 떨어진 것 같았지만, 몇 년에 걸친 노력 끝에 그녀는 다른 전문가들과 합세하여 삶의 순환에 대한 새로운 태도를 지닌 디자인 회사로 도약할 수 있었다.

이처럼 지팡이와 같은 의료기구에서 디자인적인 시도를 해 볼 수도 있고 또 다른 그들만을 위한 디자인적인 시도는 충분히 생각해볼 만하다. 중·장년층 및 노년층만의 잇아이템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들이 ‘사는’ 세상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식상하지만 정말 그렇다. 더 이상 우리는 중·장년 및 노년층들의 한계를 마음대로 설정해서는 안 된다. 급속한 고령화는 이제 50대 및 실버세대를 더욱더 젊어보이고 젊게 행동하는 세대로 바꾸고 있다. 이들은 지난 세월동안 자식들에게 치여 마음껏 발휘하지 못했던 패션에 대한 욕망을 은퇴 후에 오히려 더 불태운다. 그들의 패션은 더 이상 나이에 맞는 옷차림이라는 수식어를 거부하고, 무조건적인 유행에 따르기보다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고 그 과정을 즐기며 창조적인 인생을 즐긴다. 이들을 겨냥하는 광고 트렌드 역시 예전에는 존경, 지혜, 연민 등이 주된 소재였다면, 지금은 오히려 위트있는 즐거움이나 놀랄만큼 섹시한 무드를 제안하고 있다. 나이가 든다는 것은 현명해짐과 동시게 진보한다는 것이다. 즉, 그들의 패션은 더 이상 구닥다리 노친네 패션이 아니라는 것이다.

조만간 우리는 그들의 패션 ‘지혜’를 배우고자 하는 날을 맞이할 것이다. 패션 장유유서(長幼有序)의 시대가 도래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이 자신의 감각을 마음껏 뽐내고자 하는 더 많은 어르신 패션 리더들의 등장을 위해서는 패션 산업계의 노력이 절실하다. 그들이 패션을 소비할 수 있는, 즉 그들이 ‘사는’ 세상을 조성해야만 한다. 2013년, 이제 우리는 패션 장유유서(長幼有序)시대를 현명하게 맞이할 준비를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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