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ns-serif

Aa

Serif

Aa

Font size

+ -

Line height

+ -
Light
Dark
Sepia

We just got divorced, 이혼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결혼, 그 시작과 끝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누군가에게 사랑 받고 누군가를 사랑하며 살아간다. 서로 생판 알지 못하던 두 사람이 외모이든 성격이든 경제력이든 무언가에 호감을 갖고 만나게 되고, 만남이 길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결혼까지 이어지게 된다. 그리고 서로에 대한 믿음과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을 하객들과 부모님 앞에 약속하면서 그들의 결혼생활은 시작된다. 마침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선남선녀가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기 위해, 한 가정을 꾸리는 것이다. 하지만 신혼의 꿈도 잠시, 모든 결혼생활이 다 행복하지는 않다. 성격차이, 가정불화, 경제력 문제 등 지내면서 서로 맞지 않은 부분이 자연스레 생기기 마련이다. 단순한 말다툼에 그칠 수도 있지만 감정이 격해지면서 서로에게 상처받을 말들을 의도치 않게 하게 되고, 작은 다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극한의 상황으로까지 가게 한다. 결국 부부가 합의를 하던, 하지 못하던 혼인관계를 소멸하는 결정을 하게 되고야 만다.

증가하는 국내 이혼율, 1000쌍당 9.4쌍 이혼

이혼의 의사 결정에는 개인의 가치체계가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가치 체계의 형성이 사회 경제적 틀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이혼율의 증가는 우리 사회의 사회 경제적 구조가 변화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애초부터 그들이 결합한 가정 속에는 사랑만 존재 한 것은 아니다. 두 사람의 결합에는 생활이 더 많은 무게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음을 간과 했던 것이다. 몇 년을 살아 보고서야 삶이라는 현실을 사랑만으로 무시하며 살 수가 없음을 발견하고 이혼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또한 불행한 결혼을 지속하는 것이 부부 당사자뿐만 아니라 자녀 모두에게도 심각한 피해를 준다고 보고, 무결점 이혼(no-fault divorce)을 인정하는 시각의 등장은 이혼의 허용적 태도를 강화시켰다. 즉, 이혼은 결혼에 대한 포기가 아니라 불행한 결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을 때, 행복한 결혼생활로 대치하려는 희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이런 이혼에 대한 허용적 태도는 이혼증가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We’re Are Finished, 이혼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이혼한 사람들의 가슴에 ‘주홍글씨’가 새겨지던 시절이 있었다. 이혼남, 이혼녀라는 수식을 가지고 죄인 마냥 한없이 움츠려야 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사람들의 시선 그리고 이혼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남의 시선을 의식하며 말하기 꺼려하던 이혼이라는 화제를 공론화하고 그를 토대로 한 이혼 전문잡지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 예로 작년 2월 국내 최초 이혼 전문지인 월간 ‘이혼이야기’가 출간됐다. 이 책은 경제, 법률, 건강 및 아동 등 이혼과 관련해 각 분야별 전문가 및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이혼과 재혼을 직접 경험한 발행인 이종민씨가 높아져만 가는 이혼율에 걸맞는 이혼문화가 없다는 점을 안타깝게 생각하여 창간하게 됐다고 한다. 쉽게 접하기 힘든 것뿐만 아니라 남들에게 말하기 애매한 것들을 고려한 새로운 시도인 것이다. 또한 ‘이혼이야기’의 편집장은 “이혼 얘기로 무슨 책까지 만드냐는 주변의 염려와 반대를 무릅쓰고 단순한 가십꺼리가 아닌 관계 맺음과 해결이라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한다.이를 시작으로 현재 정기구독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혼에 대처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변화하면서 우리나라에도 특정 분야에 집중한 이혼 전문 콘텐츠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변화의 시작은 미디어를 통해서 엿볼 수 있다. 이혼한 여배우들의 활발한 사회활동이 그 예이다.이전에는 이혼한 배우들이 연예계 활동을 자제하는 경우가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배우 고현정씨의 경우 왕성한 활동을 보여줌으로써 대중들이 이제 그녀가 이혼했다는 사실에 연연하지 않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혼을 행복하게 그려낸 프로그램도 있다. ‘Happily Divorced’라는 미국드라마이다. 실제로 이 드라마의 제작자와 여주인공은 부부사이였다. 그러나 남편이 결혼생활 20년 후에 커밍아웃을 하게 되고, 결국 이 둘은 이혼을 하였지만 친한 친구 사이로 남게 되어 새로운 형태의 가족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드라마 안에서도 마찬가지다. 18년 동안 결혼생활을 해온 남편이 동성애자인 걸 고백하여 이 둘은 이혼을 하였지만, 남이 아닌 친구처럼 지내면서 겪게 되는 화려한 제2의 인생을 그린 드라마이다. 이렇듯 Happily Divorced는 본인의 실화를 바탕으로 쓴 작품으로, 이혼이 가지는 부정적인 시선을 숨기려하지 않고 당당하게 드러냄으로써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화하는 이혼 문화와 새로운 비지니스의 등장

변해가는 이혼문화에 맞춰 이혼기념파티(Divorce Party)를 대행해주는 회사도 생겨나고 있다. 결혼식과 같이 초대장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파티의 전반적인 부분을 기획하고 연출하여 단순한 파티가 아닌 고객의 기호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대행업체를 빌리지 않고 본인이 직접 연출도 가능하다. 인터넷 쇼핑몰처럼 다양한 상품들이 갖춰져 본인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구매하여 자유롭게 꾸밀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둘이 함께 하는 마지막 기념일을 화려한 종말로 마무리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미국의 한 유명부부는 결혼생활을 끝내면서 남들처럼 서로 비난하며 갈라서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이는 양육권, 재산권문제로 인한 다툼은 보이지 않았다. 냉정을 잃지 않고 큰 소리 없이 파티로 그동안의 결혼생활을 마무리했다. 이 이혼 파티에는 많은 지인들이 모였고 두 사람은 가족과 친구들 앞에서 로맨틱한 결합을 끝내는 축배를 들었다. 그들은 그 자리를 위해 빛내기 위해 모인 분들에게 “우리 관계의 변수는 바뀌지만 우리의 상호 존중과 배려는 변함이 없다. 신성한 결합의 시작과 끝을 축하해 달라”고 말할 정도로 헤어지는 마지막까지 서로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끊임없이 보여주었다.

또한 이혼기념반지가 틈새시장을 노린 아이템으로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반지는 물론 목걸이, 결혼반지를 보관하는 관 등 이혼을 상징하는 상품을 판매함으로써 이혼을 ‘실패’라고 여기거나 수치스럽게 생각하는 대신 ‘독립’ 또는 ‘자유’의 상징으로 여기겠다는 이혼자들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두개골 모양의 반지는 새의 해골 사이에 신부의 부케가 꽂혀있는 디자인을 담고있으며, 이 반지를 디자인한 지젤 강은 “죽은 관계, 그리고 부패된 결혼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또한 버리기에는 아까운 결혼반지를 마치 시신처럼 관 속에 담아 보관하면서, 새로운 반지를 마련하기 전에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결혼반지를 적절하게 처리하는 상품도 생겼났다. 우리의 인식이 변함에 따라 소비문화에도 변화의 양상을 띠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들인 것이다.

다변화하는 이혼문화, 그들에게 주목하라

이혼도 인간관계의 시작과 끝맺음의 한 과정이다. 감정적인 처리는 득과 실을 떠나 처세의 미숙일 뿐이다. 결혼도 잘 해야 하지만 이혼도 잘 해야 한다.

     1. 유동적인 결합(Flexible Combination)

이혼 시 가장 문제되는 부분 중 하나가 재산 관련한 문제이다. 증가하는 이혼율을 반영하여 이혼보험이 등장하였고, 재산상의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통합보험의 상품을 2개 이상의 계약으로 분리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적용되었던 계약을 이혼 후 한 사람씩 나누어주는 일종의 계약 분리로서, 보험을 개별 명의로 바꾸어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혼을 생각하는 인식이 변화하면서, 이혼 후 아이들의 정서 등을 문제로 부부가 재결합 하는 경우도 고려해봐야 한다. 이혼을 하면서 분리됐던 계약을 일정기간 유지하면서 재결합 시 보험을 다시 통합화 할 수 있는 전략을 가지는 것이다. 상품의 유동적인 결합을 통하여 부부들의 번거로운 서류상의 절차도 덜어줄 뿐만 아니라 회사가 고객을 관리하는 측면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다.

     2. 특별한 타겟(Special Target)

싱글맘, 싱글파더들이 늘어나면서 소규모 가족구성원들을 위한 상품들이 눈에 띈다. 대형마트에는 소포장, 소용량 제품들을 진열해 놓음으로써 그들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을 내세우는 등의 다양한 상품을 보급해왔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사는 그들을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에 주목해야 한다. 대체로 그들은 각자의 생활에 바쁘다보니 함께 할 시간을 가지지 못한다. 그런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서로가 함께하는 시간을 만들 수 있도록 그들만의 ‘문화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공감대를 맞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의 장을 마련함은 물론 사회 전반적으로 만연한 개인주의의 풍토에서 벗어나 가족주의로의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혼은 반드시 불행이 아니다. 좋아서 결혼 했어도 헤어지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면 현명한 결단이 필요하다. 고심 끝에 내린 당사자들의 결정을 존중해주는 인식의 문화가 자리 잡힌다면, 그들을 바로 보는 우리의 인식 또한 바뀌게 될 것이다. 그들을 동등한 눈으로 바라보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답글 남기기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