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크리스마스 박싱(boxing)데이를 통한 소비의 문화 경제학


서구의 문화는 기독교를 바탕으로 발전 해 왔습니다. 크리스마스는 그들 문화권에서 인정되는 최대의 명절임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못할 것입니다. 런던에서 오감으로 크리스마스가 이들에게 일년 중 가장 큰 명절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건 두달도 더 전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여러 상점과 거리들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12월이나 되어야 조금씩 크리스마스 관련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반면에 11월부터 벌써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이 낯설기만 합니다.

사실, 런던의 크리스마스는 조용하다

이렇게 요란을 떠는 크리스마스 분위기는 정작 크리스마스 당일 날에는 오히려 조용합니다. 거의 모든 상점들이 닫고 대중교통은 운행되지 않아 거리가 썰렁하다 못해 황량하기까지 합니다. 두달 전부터 요란법썩을 떨어대는 것에 비하면 이방인의 눈에는 요상하게까지 보입니다. 우리나라도 크리스마스 날보다는 이브가 더 화려하고 아름답긴 하지만, 여기서 크리스마스 날은 너무하다 라고까지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 날보다는 크리스마스를 기준으로 그 전후가 더 크리스마스 요란하고 시끄럽고 뭔가 북적대고 살아있는 날 같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맞이하면서 기다리고 준비하는 그 설레임의 향연이 전이라면, 후는 한 해의 최고 세일로 유명한 박싱데이(boxing day)입니다.

박싱데이, Boxing Day!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가 지난 26일을 말합니다. 휴일로서 선물이나 기부를 불쌍한 사람들에게 하는 날이며, 기원에는 옛날에 상인이 하인들에게 성탄절 팁으로 음식이나 선물을 주었다거나, 봉건 시대 영주들이 농노들에게 성탄절 파티가 끝나고 옷, 곡물 등을 주었다거나, 교회에서 성탄절에 헌금함을 열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는 많은 설들이 있습니다. 이런 설들의 공통점은 다들 나누어 줄 때 상자(box)에 담아주었다는 것입니다.

박싱데이는 요즘에 비유하면 마음을 담아 상자에 담아 사랑하는 이에게, 아니면 누군가 필요한 이들에게 주는 그런 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박싱데이는 비지니스를 하거나 소매점에게는 대목 중의 대목입니다. 언제나 경제나 비지니스가 문화를 침투하면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거나 역전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그래서인지 요즘에는 단순히 빅 세일하는 기간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빅세일 기간이 된 데에는 미국의 박싱데이의 기원합니다. 미국에서는 재산세와 비슷한 개념인 천분세가 매월 1월 1일에 남아있는 재고에 부과되기 때문에 소매상들에 최대한 천분세 납부를 피하기 위해 재고를 정리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26일 박싱데이에는 영국의 대부분의 상점들이 신상품을 제외한 재고품들을 최고 70-80% 까지 할인하여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 품목은 제한이 없다고 볼 수 있을 정도로 소매점에 판매하는 상품들은 거의다 할인을 한다고 보면 됩니다.


박싱데이는 정말 엄청난 사람들이 쇼핑가로 몰려듭니다. 때문에 쇼핑가로 향하는 대중교통들은 마비상태일 정도로 많은 사람들로 인해 추위 속에서 계속 벌벌 떨며 계속 못타기도 합니다. 그런 상황 속에서 사람들이 예민해져 별 것 아닌 일에도 예민해져 여러 곳곳에서 싸우는 일들은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잘나가는 브랜드와 명품 브랜드들이 한꺼번에 몰려있는 백화점은 그 중에서 가장 붐비는 곳입니다. 붐비다는 말조차도 적절하지 않을 정도로 사람들이 많습니다. 심지어 문이 열기 몇시간 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올해 영국의 겨울은 몇십년만에 온 한파라고 하는데도 런던 셀프리지 백화점 입구에서 사람들이 줄지어 있었습니다.

셀프리지 백화점은 런던의 헤롯과 리버티 백화점과 함께 3대 백화점으로 가장 트렌디하고 우리나라의 백화점과 비슷합니다. 런던 최대의 쇼핑가인 옥스포드 스트리에 위치해 있어 박싱데이 기간에는 그 어느 곳보다도 사람이 많이 몰립니다. 실제로 셀프리지 백화점을 들어가면 발디딜틈이 없고 지나가는 것조차도 힘이 들 정도입니다. 특히 명품 매장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려, 각 명품 브랜드 매장에는 가드가 서 있어 매장이 너무 붐비지 않도록 통제하기 때문에 백화점 안에서도 구경만 하기 위해서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셀프리지 명품 브랜드 층인 1층 말고도 본드 스트리트라는 명품 브랜드로만 이루어진 쇼핑거리도 각 매장마다 입구에서 줄을 서 있는 풍경들을 볼 수 있습니다.


박싱데이 기간에는 저가의 브랜드, 고가의 브랜드, 브랜드가 있거나 없거나를 떠나서 정말 거의 모든 상점들이 세일을 하는 것 같습니다. 세일이라고 붙어있지 않은 곳을 찾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할인률이 정말 높아 구경만 하러 나갔더라도 왠지 아까운 생각에 사버리기도 할 것 같습니다.


박싱데이(Boxing day) 비지니스

어떤 날이거나 행사이거나 문화거나 자본이나 비지니스와 연결되지 않은 건 없습니다. 사람이 몰리는 곳에 언제나 돈이 몰리기 마련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박싱데이는 기존의 의미를 가진 문화와 결함된 최고의 상술이지 싶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전 후로 한 판매전략

크리스마스 시즌은 선물을 주고 받는 명절로서 일년 중 가장 매출이 높은 기간입니다. 크리스마스 당일 날 혹은 이브에 선물을 주기 위해서 그 전에 미리 선물을 사람들을 대체로 사둡니다. 이 기간에 소매점들은 세일을 안하거나 부분 세일을 하거나 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야하기 때문에 구매율이 유지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나서 크리스마스가 지나면 구매율이 떨어질 수 있는데, 박싱데이라는 빅세일 데이를 크리스마스가 지나자마자 해버립니다. 대체로 이 기간에는 선물도 선물이지만 자신을 위해 구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수의 신상이 아니면 대부분의 품목과 상점에서 세일을 하기 때문에 그 동안 자신이 갖고 싶었던 제품을 눈여겨 보았다가 구입하는 것이지요. 그러나 수요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같은 제품을 노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새벽부터 줄을 서는 풍경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재고 정리

미국에서와 같은 소매점의 재고에 대한 세금이 아니더라도, 팔리지 않은 재고품은 골치덩이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브랜드들은 아웃렛이나 빅세일을 통해서 재고정리를 하는 것입니다. 재고를 보관하는 비용이 더 들기도 하고, 새로운 상품들로 교체를 해주야 하는 문제도 있습니다. 재고품들이 진열장을 차지 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신상들로 대체되어야 더욱 회전율로 높아질 수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에게 주어지는 ‘할인 면책권 쿠폰’

박싱데이에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상점은 단연 명품 브랜드 숍들입니다. 값 비싼 명품들은 같은 할인률이라도 원가 자체가 비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훨씬 가격이 많이 내려갑니다. 그 동안 명품 가방, 지갑, 옷들 눈여겨 보고 새벽부터 줄서서 땅 하면 달려들어 먼저 낚아채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당연합니다. 우스개소리로 사전에 미리 가서 무엇을 살지 피팅도 먼저 해놓고 정리를 하고 준비를 한다고 하고, 가방은 일단 먼저 들어가서 자신의 팔에 되는대로 일단 걸고 본다는 것입니다.

브랜딩에서 가격 할인은 독약과 다름 없습니다. 할인은 브랜드의 가치를 훼손하고 기존 고객에게 대한 배신행위 라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누가 자신이 산 제품이 큰 할인률로 싸게 사는 것을 원할까요. 특히나 이런 것은 명품 브랜드는 다른 중저가 브랜드보다 심합니다. 할인으로 인한 가격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할인은 자살과도 같습니다. 그러나 박싱데이 기간에는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명품 브랜드들도 할인을 합니다. 브랜드 가치를 보존하는 것이 최우선인 명품 브랜들은 왜 박싱데이라고 해서 할인을 하는 것이고 할 수 있는 걸까요.

박싱데이에 명품 브랜드들의 할인은 이 날에만 주어지는 ‘브랜드 가치 하락 면책권’ 이라는 특별 쿠폰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싱데이는 그 기원이 딱 정확하게 정의되어 있지는 않지만, 앞에서 언급했듯이 공통점은 어려운 이를 돕거나 사람들에게 나누기 위해 박스에 담아서 무언가를 전하는 것입니다.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다 박싱데이는 아닌 광역의 문화현상입니다. 때문에 자체 가격 할인이 아닌 이런 선의의 목적을 가진 문화현상에 편승하여 가격 할인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선의의 목적을 가졌지만 자본과 비지니스는 언제나 이런 것들에 편승하고 오히려 부풀리고 이용합니다. 크리스마스, 빼빼로데이, 발란타인과 화이트 데이와 같은 ‘데이’들 그리고 각종 명절 시즌이 그 예들입니다.

“우리는 원래 이런 가격 할인 같은 건 하지 않는 고귀한 브랜드이지만,
우리도 같은 문화를 존중하고 있기 때문에 동참한다”
?
겉으로 들어나지 않고 들어내지도 않지만 이 날만큼은 예외가 되고, 명품 브랜드도 좋은 일 하고 재고 정리 할 수 있는 날로 해석 할 수 있습니다. 명품 브랜드들도 다른 브랜드들과 마찬가지로 재고 문제는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아울렛이나 쉽게 할인을 할 수 없는 것은 브랜드 이미지에 상처를 입기 쉽고 타격이 상대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자체 할인이 아니고, 문화권 전체의 할인에 근거하기 때문에 합당한 이유와 변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기회일까요. 박싱데이는 명품도 할인해서 재고 떨어버리는 특별 쿠폰과도 같습니다.

데이 문화가 자본과 비지니스에 주는 기회

앞에서 든 예로 문화와 그 현상들은 자본과 비지니스에 기회를 쥐어 줍니다. 코카콜라는 산타를 이용했고, 초콜릿회사들은 발렌타이 그리고 새로 생겨난 3월 3일 삼겹살데이, 9월 9일 구구데이(치킨), 이 밖에도 셀 수 없는 무수한 데이들이 많고 지금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러다가는 일년 365일이 모두 어떤 데이로 다 채워지는데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데이 문화는 다양한 비지니스들이 편승할 수 있는 문화 열차 티켓입니다. 이 티켓(데이)를 얻으면 사람들에게 문화라는 핑계로 팔아댈 수 있는 여건과 환경 그리고 이유를 쥘 수 있습니다. 소비를 조장하는 상술이지만, 현대사회에서는 소비는 생활의 중심이고 인간 본연의 욕망과 심리를 구성하는 한 부분입니다. 때문에 소비는 조금 줄어들 순 있으나 막는다는 것 자체가 아이어리하고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소비를 하게끔 생산하는 주체는 소비하는 주체에게 어떤 소비를 하게끔 하는 것이 중요한 임무가 됩니다.

소비하는 주체에게 소비해야만 하는 선의의 목적의 의미를 부여해주는 것입니다. 화이트데이와 발렌타이데이 그리고 로즈데이와 같은 경우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 사탕, 장미를 통해 마음을 전달하게끔 하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날짜가 소리에 자신들의 상품에 맞는다하여 그저 가져가 붙이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데이 비지니스의 기본은 의미가 있고, 그 것이 소비되는 주체의 욕망과 심리 그리고 그들관의 관계가 ‘스토리‘ 를 통해 드러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데이 전략은 메시지를 전달 하기도 한다


데이 전략은 소비를 위한 전략으로만 활용되지만, 그에 한정되지만은 않습니다. 예로 구글의 심플한 메인 페이지를 보면 구글의 로고가 날마다 한번씩 본래의 로고가 아닌 특별하게 디자인된 로고가 보여지는 날들이 많습니다. 이는 세계의 중요한 날들, 우리나라로 예로 들면 한글날, 광복절 등의 특별한 날들을 알리기도 합니다. 그 밖에도 유명한 인사가 태어난 날, 중요한 사건이 있었던 날들을 구글을 로고를 통해 보여줍니다. 이는 사람들에게 궁금증을 유발하여 그 것이 무엇인지를 알리는 메시지의 역할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포털들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도 중요한 사건들의 데이들을 로고를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예도 데이 문화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문화에 속한다는 것

현대의 인간들은 “소비하기 위해 존재한다”,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라고 합니다. 즉, 소비하는 인간이고 소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표현합니다. 때문에 소비와 존재는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입니다. 하지만 소비를 조장하는 행위들은 불순한 것이고 배척하고 악한 상술이라고 매도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것들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입니다.

그렇다면 소비하는 주체인 인간에게 소비할 수 있는 합당한 이유와 가능하면 아름답고 완벽하게 주는 것이 과연 불순하다고만 볼 수 있을까요.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인간에게 아름다운 소비의 과정과 의미를 부여해주여 행복하게 하는 것이 더 서로를 위한 바람직한 것일 겁니다. 그 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문화 입니다.

기존에 있던 문화에 편승할 수도 있고, 새로운 문화를 자신들의 스토리를 통해 만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문화를 만들어갈 때도 기존의 문화가 기반이 되는 새로운 문화이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잘하는 브랜드들은 독자적으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항상 그들의 존재하고 속해 있는 문화 속에서 자신들의 것을 조화를 시키고 편승하고 있을 뿐입니다. 명품은 그 자체가 명품이라는 피를 가지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 그 것이 태동할 수 있었던 문화 속에서 영향을 받고 그 명품의 나라, 문화와 환경이 명품의 스토리를 더욱 빛나게 한 것입니다.

이벤트나 할인과 같은 전략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기적 이익에만 앞선 전략은 결국 상처로 되돌아오기 마련입니다. 그런 결과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주위를 둘러싼 문화와 현상들이 무엇인지 그 것들의 본질은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 것들과 결부시키는 것이 바람된 것입니다. 그렇다면 본질을 제대로 꿰뚫어 볼 수 있는 인사이트를 가지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인사이트를 가지기 위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이미 꿰뚫어 조화되어 있는 다른 브랜드나 경쟁사를 살펴보는 필요할 것입니다.

“문화 속에서 동참하는 이벤트와 브랜딩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라는 질문에 먼저 답을 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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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우

김근우(Gnoo Kim) | Founder & Director in Chief / 마이크로트렌드와 스타트업 비지니스와의 교집합과 접점에, 스몰 비지니스를 실질적으로 시작하고 커나가는 데에 있어서 필요한 정보와 스킬 그리고 자원들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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