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을 정기구독하다, 서브스크립션 2.0

월급 타면 소고기 사 먹고, 소고기 먹으면 좋다고 다시 출근해서 월급 받는 허무하고 지루한 일상을 살아내다 보면 가끔 가슴이 먹먹해진다. 멋진 취미도 낙도 없는 하루살이 인생. 주말의 종말을 알리는 개그 프로그램의 엔딩송이 나오면 그제서야 ‘난 뭘 했지?’하고 후회하는 무기력한 인생. 이런 다람쥐 쳇바퀴같이 돌고 도는 일상 속에서 한 달에 한 번, 집 앞에 열정이 배달된다면 사는 건 좀 더 재미있어지지 않을까?

 

서브스크립션 커머스 시장,?돌파구가 필요해!!

서브스크립션 커머스는 트렌드 인사이트 내에도 여러 번 소개된 바와 같이 잡지 구독을 하듯 상품을 정기 구독하는 서비스이다. 국내에서는 ‘글로시 박스’를 필두로 하는 뷰티 샘플링 서비스가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다. 또 최근에는 고객의 취향과 필요에 맞추어 큐레이션한 상품을 보내주는 셋팅형 서비스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다루는 아이템 역시 푸드, 펫, 유아 등등 매우 다양한 카테고리로 확장 되어가는 중이다.

Untitled-1

문제는 아이템만 살짝 바꾼 비슷비슷한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는 점이다. 소셜 커머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새롭고 획기적인 구매 방식에 열광했다. 그러나 이름만 다를 뿐 파는 물건도, 구매 방식도 같은 업체들이 너도나도 문을 열고 나니 소셜 커머스는 또 다시 식상해졌다. 진부해진 것은 더 이상 재미가 없다. 이제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가 소셜 커머스와는 다르게 계속해서 ‘재미있는 구매 방식’으로 남기 위해서는 질적인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서브스크립션을 위한 또 다른 아이디어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물을 넘어서 취미와 열정을 배달해주는 서브스크립션 2.0의 등장?

  • 새로운 열정을 배달해드립니다, Bambox

“Find a new passion, one box at a time.(새로운 열정을 찾으세요, 한 번에 한 박스.)”?여기서 말하는 ‘새로운 열정’이란 ‘새로운 취미 생활’을 뜻한다. bambox는?매달 새로운 취미 생활을 마스터하기 위한 도구들을 집으로 배달해 주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로, 내게 맞는 취미를 추천해주는 큐레이션 방식도 지금까지와는 다른 재미있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사용자가 모범생 팬더/ 파티 팬더/ 비즈니스 팬더 중 자기가 되길 원하는 성격의 팬더를 선택하면 그에 따라 만화 그리기 / 바텐딩 / 석공예 등의 취미가 추천되는, 직관적이면서 유머러스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스크린샷 2013-03-19 오전 3.42.44Amabam

한 취미가 결정되면 고객은 4-6개월 동안 취미를 마스터하기 위한 단계별 패키지인 Bambox를 배달 받는다. 각 취미를 마스터했다는 증거로 사용자는 Final Project를 완수해야 하고, 그 성과를 커뮤니티에 공유할 수 있다. 취미라고는 하지만 그 수준이 꽤 높아서 만화 그리기를 선택한 경우, 6개월 후에는 자기 자신의 만화책을 출판할 수 있는 수준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물론 개인의 노력 여부에 따라서 말이다.

이러한 Bambox의 사례는 단순히 상품 만을 배달해주던 기존의 서브스크립션 방식에서 나아가 고객들로 하여금 무언가를 배우고, 마스터 하기 위한 ‘계획’과 ‘목표’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의 좋은 예가 된다. 지루한 일상 속, 흥미롭고 생산적인 취미를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 해주고, 매월 배달이 되기 때문에 Final Project를 완수하기까지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

 

“Pacemaking Subscription”, 새로운 서브스크립션의 가능성을 열다.?

여기서 ‘페이스 메이커’란, 익히 알고 있듯 마라톤을 뛰는 선수를 위해 질주 속도를 조절해주며 중간에 빠지는 도우미 경기자를 말한다. 선수가 적절한 속도로 뛸 수 있도록 보조 맞춰 달리면서 기록도 체크해주고 격려해주기 때문에, 목표 기록을 달성하는 데 있어서는 선수 본인의 기량만큼이나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만약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위에 사례인 Bambox처럼 현대인에게 심리적인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어떨까? 너무 우울해지지 않게, 너무 무기력해지지 않게 마음의 적정 온도를 조절해주며 목표를 향해 달려나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사람들이 점점 Pacemaking Subscription을 필요로 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사람들은 자신을 동기부여 해 줄 무언가를 찾고 있다.

2012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이 팔린 책이 혜민 스님의「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라는 점이 시사하듯, 지난 1,2년간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코드는 ‘힐링’과 ‘멘토’다. 살면서 한 번쯤 우울증을 겪는 한국인의 수가 부산 인구 수만큼 된다고 하니, 왜 그렇게 여기저기서 ‘나도 아프다’고 하는 지 이해가 된다. 사람들에게는 힘 빠지고 지쳐있는 자신의 마음을 일으켜 줄 자극이나 격려가 필요하다. 한 번 만나면 우연이지만 여러번 만나면 인연이 된다. 매달 배송되는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여타의 구매 방식과는 달리 고객과 특정한 관계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를 잘 활용해 매 달 고객의 심리적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해줄 수 있다면 Pacemaking Subscription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멘토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만큼이나 높아질 것이다.

2. ?누구나 변화를 원하지만 선택은 유보하고 싶어한다.

기존 서브스크립션 서비스가 인기를 얻었던 것은 이것저것 따져가며 상품을 선택하기가 귀찮은 사람들의 심리를 정확히 공략했기 때문이다.? ‘선택의 대행’이라는 이 서비스의 핵심은 Pacemaking Subscription에서도 그대로 빛을 발하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목표를 세웠어도 ‘어떻게’에 대한 실천 단계를 결정하는 것이 어렵고 귀찮아 생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 목표달성은 거의 불가능해진다. 이 때, Pacemaking Subscription 서비스는 사용자에게 매 달 클리어 할 미션을 배달함으로써 중간 목표를 대신 결정해주고, 사용자가 최종 미션을 향해 달려 가도록 이끌어 줄 수 있다. 무엇을 목표로 세워야 하는지조차 모르는 사용자들을 위해서는, 취향과 관심사에 맞게 목표를 큐레이션 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이처럼 Pacemaking Subscription은 일상에서의 탈피를 원하지만 뭘 할지, 어떻게 할 지를 고민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서비스가 된다.?

 

서브스크립션 2.0, Pacemaking Subscription이 나아가야 할 길

그러나 Bombox의 예가 본격적인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수정되어야 할 점들이 있다. 국내에서 Pacemaking Subscription이 진정한 마켓밸류를 가지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보완과 생각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다.

1.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로 보다 더 강력한 동기부여 제공

Bombox의 경우 매 달 단계별로??업그레이드 된 취미 패키지를 배달해주는 것까지는 좋은데, 의지가 부족한 사용자의 경우 추후 관리가 잘 안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좀 더 본격적인 페이스 메이커의 역할을 소화해내기 위해, 온라인 커뮤니티의 활성화는 필수적이다. Bombox 역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Final Project 성과를 공유할 수는 있지만 최종 목표까지 이르는 과정에 대한 피드백 서비스는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YouTube Preview Image?

NikeFuel

Nike+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해 어떻게 ‘사용자들을 동기부여하고, 목표 달성을 위한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포착하는 NIKE+ 라인 제품을 착용하면, 움직일 때마다 FUEL이 적립된다. 사용자는 전세계적인 NIKE+ 커뮤니티의 일원으로서 친구와 기록을 경쟁할 수도 있고, 세계적인 코치로부터 운동 팁과 조언을 받아볼 수도 있다. 즉 사용자 서로가 서로의 페이스 메이커 역할을 하며 의욕을 높여주는 것이다.

Pacemaking Subscription 서비스가 이러한 소셜 인터랙션을 도모하기 위한 커뮤니티의 활성화를 덧붙여 갈 수 있다면, 그야말로 ‘날개를 단 서브스크립션 2.0’으로 발전 할 수 있을 것이다.

2. 다양한 타겟층을 향한 비즈니스 확장

Bombox는 일상에서 새로운 취미를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타겟층으로는 누구를 생각해 볼 수 있을까?

– Travel Pacemaker

계획은 세우지만 혼자서는 매번 포기하게 되는 것 중 하나가 여행이다. 여행은 가고 싶지만 바쁜 일상과 자금 부족으로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사람들을 타깃으로 서비스를 기획해보는 것은 어떨까? 가고 싶은 여행 목적지에 따라 매달 모아야 하는 돈의 액수를 측정해주고 관리해주는 것이다. 또 첫 달은 해당 나라의 기본적인 언어를 배울 수 있게 돕고, 그 다음 달은 잘 알려지지 않은 여행지 코스와 맛집을 알려주는 등 매달 다른 테마로 정보를 배달해 줄 수도 있다. 자금 확보부터, 비행기 예약, 호텔 예약, 맛집이나 문화에 대한 공부까지 여행 전체에 이르는 계획을 세워주고 그것을 포기하지 않고 이뤄나갈 수 있도록 Pacemaking 해주는 것이다.

– 엄마에게 꿈을 배달해드립니다

갓난아기를 키우고 있는 주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무언가를 배우고 싶지만 물리적으로 아이를 두고 이동하기가 어려운 엄마들을 위해 집에서도 쉽게 배울 수 있는 자기개발 패키지를 배달해주는 것이다. Bombox와 비슷하게 단계별로 발전된 수준의 아이템을 보내주어, 최종적으로는 하나의 과목에 대해 마스터할 수 있게 돕는다. 최근 주부들이 파워 블로거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을 생각해보면, 위에 언급한 커뮤니티의 활성화가 가장 의욕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타겟층이기도 하다. 이는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후에, 엄마들이 사회에 나가 재취업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가진 비즈니스로써도 발전할 수 있다.

페이스메이커로서의 서브스크립션 서비스는 고객이 상품을 경험하고, 소비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다 발전적이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점점 레드오션이 되어 가고 있는 서브스크립션 시장에서 좀 더 기민하고 착한 방식으로의 진화는 서브스크립션 커머스의 생명력을 지속시켜 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The following two tabs change content below.

정새롬

정새롬

정새롬(Sae Rom Jeong) Editor / 누가 읽든 쉽게 이해하고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글을 쓰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마이크로 트렌드는 사소한 우리의 일상 속에 숨어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 https://www.facebook.com/suburn127

  • Pingback: 열정을 정기구독하다, 서브스크립션 2.0 | Desirable Routine()

  • Wonkyoung Jason Kim

    오래된 글을 확안하게 되었습니다. 섭스크립션이라는 BM이 ‘선택업무에서의 해방’을 ‘다양성의 강화’라는 이 두가지 측면에서 성공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추가적으로 ‘일정 기간이 지나면 구독 되는 ‘ 시계열적 관점에서 PACE MAKER 가 된다는 발상의 확장이 너무 마음에듭니다.

    • 정새롬

      Wonkyoung Jason Kim 독자님^_^ 발행된지 한참된 글을 읽고 이렇게 좋은 피드백 주셔서 감사합니다. 현재 섭스크리션 서비스가 약간 정체되어 있는 상태라고 생각하는데, 페이스 메이커 방식을 통해 돌파구를 찾았으면 좋겠네요^_^ 앞으로 더 좋은 글 읽으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Categories

About

트렌드인사이트는 마케팅 트렌드 미디어 그룹으로, 보다 세분화되는 미래 마켓에 대비해, 변화의 시발점인 마이크로트렌드의 징후들을 캐취하고 이를 타겟, 전략, 스타트업 기업이나 상품 사례 등을 통해 비지니스 관점으로 풀어내어 마이크로마켓 인사이트를 웹사이트,SNS,디지털매거진으로 제공합니다

Trend Insight :: 마이크로트렌드부터 얻는 마케팅, 비즈니스(사업) 아이디어 영감 © 2017 티아이미디어.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