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B LAB으로 실현되는 DIO(Do It Ourselves)

떠오르는 생활의 아이디어, 하지만 실현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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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별 생각 없이 습관처럼 굳어진 일을 하다가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 쯤은 겪어보았을 것이다. 세수를 하기 위해 비누를 집다가, 혹은 세탁기를 돌린 후에 젖은 빨래를 널다가, 혹은 화장을 하기 위해 화장솜을 집거나 면도를 하기 위해 쉐이빙 폼을 바를 때처럼 일상에서 우리는 수없이 많은 과업을 수행한다. 대부분의 경우는 아무런 생각없이 그냥 지나치게 된다. 그러나 위대한 발명품은 이러한 일상의 불편함을 느낀 평범한 사람들이 이를 해소하기 위해 색다른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겼을 때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울타리를 넘어가는 양들을 막기 위해 목동이 개발한 철조망이나, 설거지를 힘들어 한 주부가 만들어 낸 식기세척기, 여름마다 들끓는 벌레들을 잡기 위해 고안한 파리채 등은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불편함을 덜어준 생활 속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자칫 간단해 보이는 생활속 아이디어가 세상의 빛을 보기 위해서는 발명가의 의지와 끈기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로 간단한 아이디어가 아닌 이상, 이를 실제 상품으로 만드는 것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황금을 가져다 줄 지도 모르는 대박 아이디어를 자신의 머릿 속에만 저장해 둔 채 다시 TV 리모컨을 들고 있을지도 모를일이다.

 

나와 우리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FAB LAB”의 출현?

스티브 잡스는 제품을 만드는 기획단계에서 절대로 고객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고객은 진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러한 명제는 이전에도 마케팅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알려진 바 있으나, 이를 가장 극적으로 실현한 이는 역시 스티브 잡스이다. 그는 대중, 즉 소비자가 원하는 것이었지만 절대로 설문조사를 통해서 나올 수 없었던 것들을 생각하고 이를 개발하는 데에 능했다. 하지만 이러한 능력이 과연 스티브 잡스에게만 있는 것일까. 사실 발명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일상을 향유하면서 당연하게 생각했던 불편함을 해소해줄만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누구나 뛰어난 발명가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일상에서의 발명은 사실 누구나 원했지만 미처 생각지는 못했던 것들이다. 그러나, 앞에서 밝힌대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제조를 통한 원형제작(prototyping)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러나 집에 있는 공구라고는 고작 55000원 짜리 전동 드릴과 작은 공구박스가 전부인 우리들이 어떻게 손쉽게 제품의 원형을 제작할 수 있겠는가. 이를 제작하겠다고 청계천 옆 세운상가로 나서는 순간, 당신의 호주머니에서 작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백만원 대의 돈이 나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아이디어를 원형으로 제작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가 다가왔다. 바로 FAB LAB의 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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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LAB(Fabrication Laboratory)은 1990년대 말 미국 MIT의 다학제적(多學際的) 연구소인 Media Lab의 한 강의에서 시작되었다. 기발한 아이디어를 가진 제품을 실제로 제조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된 강의는 점차적으로 그 대상을 넓혀나가기 시작했다. 대학생을 넘어서 일반인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고, 현재는 전 세계 51개국에서 240여개에 달하는?FAB LAB이 운영되고 있다.?FAB LAB은 말 그대로 ‘제조연구소’이다. 일정 금액의 회비만 내면 누구든 고가의 시설물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시설을 안전하게 사용하고, 아껴서 관리하며, FAB LAB?활동을 통해 쌓은 지식을 공유하자’는 MIT가 세운 FAB LAB의 기본 원칙만 지켜준다면 누구나 ?FAB LAB을?세울 수 있다. FAB LAB에는 원형제작을 위한 다양한 기기들이 구비되어있다. 3D 프린터를 포함하여 레이저 커터, 수압 커터, 밀링 머신, 플라즈마 커터 등 다양한 장비와 기기를?통해 전 세계의 많은 발명가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검증하고 시험할 수 있는 원형 제작에 성공하였다. 이러한 원형 제작을 통해 발명가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무작정 큰 돈을 퍼붓기 전에 성공가능성을 미리 시험할 수 있다. 무턱대고 수백만원을 투자해서 만들었는데 영 쓸모없는 발명이라면 그 투자비용을 어디서 감당할 것인가.?FAB LAB은 예비 발명가들에게는 말 그대로 꿈의 공장이나 다름 없는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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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B LAB으로 실현되는 DIO(Do It Ourselv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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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나 일상적인 생활용품들을 소비자들이 직접 제작하는 DIY(Do It Yourself)의 유행은 이미 전 세계적인 것으로 자리잡았다. DIY의 물결 속에서 소비자들은 기본적인 재료들과 공구들을 하나의 키트(KIT)로 구입하여 직접 제조하고 조립하였다. 이를 통해 소소한 재미를 느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모종의 뿌듯함까지 가질 수 있었다. 이제는 소비자로서의 DIY가 아닌 생산자로서의 DIY가?FAB LAB을 통해 대두되고 있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기발한 아이디어를 지닌 일반인들이 생산자, 사업자로서의 첫발을 떼기 전의 원형제작은 상당히 중요하다. 아이디어의 성공을 작게나마 판단해볼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주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는 생산자로서의 DIY를 뛰어넘는 DIO(Do It Ourselves)를 제안한다.?

1. 다양한 시각에서의 접근으로 아이디어의 성공을 돕는 DIO

FAB LAB의 모태가 되는 강의를 제공한 MIT의 Media Lab을 생각해보자. Media Lab은 여러가지 전공의 연구원들이 모여 기술과 멀티미디어, 디자인의 융합을 연구하는 다학제적, 다학문적 연구소이다. 다양한 분야의 융합을 통해 뛰어난 연구 결과를 창출한 Media Lab의 성과는 다양성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FAB LAB과 같은 공개된 공간에서의 원형제작은 단순한 원형 제작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개된 공간에서 작업을 하다보니 Media Lab의 공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마주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다양한 분야에서 온 다양한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온 아이디어가 어떤지 검증 받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들과의 협동 작업 또한 기대된다. ?2000년대 들어 그 중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는 통섭형/융합형 아이디어를?FAB LAB과 같은 공개된 원형제작소를 통해 이룰 수 있는 것이다.??

2. 혼자는 어렵다. Partner와의 자연스러운 만남을 돕는 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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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해도 혼자서 원형을 제작하고 이를 구현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해서 뜻이 맞는 사람을 무일푼 상태에서 구하는 것 역시 원형 제작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했던가. 아이디어를 제대로 실현하고, 나아가 이를 사업화로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이러한 발명가들의 고민을?FAB LAB이 덜어줄 수 있다.?FAB LAB과 같은 공개된 원형제작소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가지고서 새로운 일을 꾸미고자 하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사람일 것이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착수하다가, 옆에 있는 사람의 아이디어가 주목할 만하고 자신의 프로젝트에 비해 성공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확신이 든다면 같이 팀을 꾸리고 싶어할 것이다. 즉, 함께 고민하고 제작하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아이디어에 동참할 파트너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는 것이다. 제대로 된 파트너를 구할 수 있다면 성공에 그만큼 가까워졌음을 의미한다. 성공적인 시작은 반이나 다름없다.?

 

DIO 모델의 완성도를 높여줄 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을 보완해야..

FAB LAB의 출현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고자 했던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단비가 되어 줄 장소임에는 틀림이 없다. 하지만 FAB LAB으로 실현하고자 하는?DIO모델은 아직 완전한 것은 아니다. 무엇보다 원형 제작 후의 일을 담보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중에 하나다. 다양한 사람들과 협업하며 아이디어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뜻이 맞는 사람과 같이 팀을 이룬다고 해도 여전히 막막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원형을 제작한다하더라도 이를 시장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이들을 도와줄 Post-FAB LAB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1. 아이디어와 자본을 연결해주는 아이디어 마켓

무슨 일이든지 사업에는 자고로 자본이 필요한 법이다. FAB LAB을 통해 시제품을 거의 무료에 가까운 돈으로 제작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이후의 일은 결국 사업적으로 풀어나갈 수 밖에 없다. 아이디어만으로 승부를 하기에는 현실의 벽이 너무나도 높다.? 이러한 현실의 벽에 부딪힌 좋은 아이디어들이 시장의 빛도 보지 못한 채 사라지는 것을 막는 방법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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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O를 통해 자신의 아이디어를 세상에 내 놓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아이디어 마켓을 통해 시장에 출시하는 것을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아이디어 마켓은 실제 엔젤투자자(설립 이전이나 설립된 지 1년 미만의 초기기업에게 투자하는 투자자)나 벤처투자자를 연결해주는 방법도 있겠지만, 요즘에 활성화 된 소셜 펀딩(크라우드 펀딩)을 이용하는 것도 방안이 될 것이다. 현재 출시된 소셜펀딩이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장터라고 한다면, 실제 DIO 창업자를 위해 특정한 범위의 아이디어를 사고 파는 장터인 Vertical Social Funding for DIO가 필요하다.? 소셜 펀딩 사이트를 지역별 ?Fab Lab과 연결하여 ?Fab Lab에서 제작된 혹은 제작 중인 아이디어 자체를 대중에게 알리는 것이다. 실제로 괜찮은 아이디어일 경우 작게나마 펀딩이 들어올 것이며, 이를 본 제작자가 더욱 추진력을 얻어 작업할 수 있을 것이다.

2. 아이디어를 응원하는 미디어 비즈니스

오늘날은 미디어를 만드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이미 블로그나 SNS를 통한 단체는 물론 개인 미디어까지 활성화 되어 있어서, 누구나 컴퓨터만 가지고 있다면 미디어를 만들 수 있는 시대이다. 미디어를 만드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다면? Fab Lab에서 열심히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제작자들을 위한 미디어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이 온라인을 통해 미디어를 만들어? Fab Lab에서 불철주야 아이디어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는 제작자들을 위해 다양한 소식과 정보를 대중에게 공개하고 그 안에서 정보가 유통되는 장을 마련한다면 DIO 활성화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동안 창업이라고 하면 모바일 기술을 이용한 창업에 주로 집중되어 있던 것이 사실이다. 모바일 산업은 제조업의 성격도 띄지만 기본적으로 서비스 산업이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높은 편이다. 또한 진입장벽도 낮아서 많은 청년기업가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앞세워 시장에 도전해왔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제조를 기반으로 한 창업은 정책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살짝 밀려나 있다는 느낌이었다. 서비스업에 비해 부가가치도 낮고 무엇보다 진입장벽이 크다는 것이 젊은이들을 나서지 못하게 한 원인이었다. 하지만 제조업이라고 해서 꼭 부가가치가 낮은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제조업 특유의 고용창출효과는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무슨 일이든지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은 좋지 않다. 달걀은 바구니에 꼭 나눠담으라는 잠언처럼 이제는 다른 분야에서의 도전도 응원할 차례이다. 다양한 분야와 전공의 융합. 그를 이용한 아이디어 제품의 등장. 그리고 이를 받쳐주는 다양한 비즈니스 인프라. 창조경제를 위한 색다른 기회를 제공할?Fab Lab과 DIO활동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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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원

김희원

최신 ICT 산업 트렌드에 큰 관심을, Mega Trend로 발전할 Micro Trend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분야와 경계를 넘나드는 융합을 통해 트렌드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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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멋지네요. 제품디자이너 입장에서 작업실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런 공간이 생기면 많은 것들이 해소되겠어요

    • 며칠 전에 서울에서도 팹랩 서울이 오픈했습니다~~~ 한번 방문해보세요~~~ ^^

    • 안녕하세요, 기사를 쓴 에디터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FAB LAB Seoul을 비롯해 경기도의 시제품 제작터가 있으며 위의 분이 말씀해주신 Hackerspace Seoul은 제가 확인해보지 못했지만 비슷한 개념인 것 같습니다. 꼭 한번 이용해보세요~

  • robert

    이런게 더 많이 활성화 되면 좋겠네요.

    •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조금씩 보이고 있는 것 같아서 뿌듯합니다.

    • 새로운 아이디어가 샘솟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 Fab Lab과 같은 공간이 많이 생겨야, 요즘 많은 사람들이 부르짖는 창조경제가 실현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미릴리리

    hacker space seoul이라고 비슷한 개념이 있는 것 같아요.

    • 네, 정말 비슷하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아직 제대로 확인해보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것 같습니다. FAB LAB이나 hacker space나 모두 다양성과 실현 가능성이 핵심이라고 생각되네요. 앞으로가 더욱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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